KBS 역사스폐셜, "2000년전 늑도는 국제무역항"
남해안 끝자락. 경상남도 사천 앞바다에는 작은 섬 늑도가 있다.
지난 7월, 이 잊혀진 섬에서는 남한지역 최초로 낙랑토기의 파편이 대량 발굴됐다. 지난 98년 엔 중국의 금속화폐와 일본 토기들이 출토됐었으니 고대 아시아 삼국의 유물이 이 섬 한곳에서 모두 출토된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KBS 1TV 역사스페셜은 이러한 의문으로부터 출발, 2,000년전 늑도가 국제적 복합문화가 꽃 피어났던 무역항이었음을 조명한다. 저녁 8시 방송.
중국의 역사서인 `삼국지' 위지에는 `변진에서 철이 생산돼 한ㆍ예ㆍ왜 모두 이곳에서 철을 가져갔다'라는 기록이 있다. 당시 변진지역은 지금의 늑도를 포함한 한반도 경남지역 일대. 아직도 이 일대에서는 제철과정에서 나오는 불순물찌꺼기가 쉽게 발견되는데, 이는 이곳에 대규모의 제련단지가 있었음을 말해준다. 출토된 철기유물들 또한 기술수준이 높아 이곳이 철의 수출 창구였음도 짐작할 수 있다.
또 늑도에서는 화폐 반량전과 일본 야요이토기도 발견됐다. 신체의 일부를 구부려 매장하는 일본식 굴장과 온돌의 초기형태인 연돌도 보인다. 연돌은 북방문화만의 특징인데 이 섬에는 남방문화에서만 보이는 고상건축물 등도 있다. 당시 늑도가 얼마나 활발한 국제교류의 중심지였던가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늑도는 경상남도 사천지역과 이어진다. 광개토대왕 비문에는 해상교통의 요지였던 경상남도 사천을 `왜까지 넘보고 있다'라며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해상교통이 가장 중요한 경제활동의 통로였던 그 시절. 사천지방의 관문인 늑도는 대륙과 반도, 섬을 잇는 국제 무역항이었던 것이다.
/김희원기자heewk@sed.co.kr입력시간 2000/11/1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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