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 수석 “괴롭지만 할말 있다”

◎“한보사태는 그 당시엔 옳았던 결정들의 결과/금융­노동법­정부 개혁없인 경제 못 살아날것”이석채 청와대 경제수석은 자신을 부국강병론자라고 자처한다. 그가 요즘 괴롭다. 그가 괴로운 소회의 일단을 풀어놨다. 26일 전날 김영삼 대통령의 담화를 지켜본 심경을 묻자 한참동안 어두운 표정을 지은 뒤 『정말 괴롭다.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곤혹스러워 했다. 이수석은 『그렇다고 우리경제를 이대로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수석은 이미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한 상태로 한보사태에 대해서도 더이상 밝혀질 의혹은 없다고 말하며 정치적 파문으로 확산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수석이 설명하는 한보사태의 비극은 「국민들이 없는 진상을 알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어느 관리 한사람이 한보사태의 진상을 「그 당시에는 옳았던 결정과 결정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온 결과」라고 표현한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똑같은 상황(한보 대출)이 다시 오더라도 결과는 같았을 것이라고 하더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수석은 이어 『과거에는 기업은 쓰러져도 기업인은 산다는 풍토였으나 한보의 경우는 기업인은 쓰러져도 기업은 살리는 경우』라고 말하고 『정말 무슨 유착관계가 있다면 이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부도가 날때 경제적 파장은 예상했지만 이처럼 엄청난 정치적 파장으로 발전할지는 예상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정치인들의 관련 사실에 대해서는 『우리사회는 서로 부탁하는 사회다』면서 『그러나 안되는 부탁을 들어주는 사회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이수석은 『실제로 한국이 잘되는 것을 좋아하는 나라가 주변에 어디 있겠냐. 우리경제가 위기라고 생각하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경제걱정을 했다. 그는 『경제는 선택이며 선택에는 반드시 비용과 대가가 따른다』고 말했다. 그는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마녀만 잡으면 되는가. 우리 언론들은 그저 두드려 패기만 하는데 그럼 정부는 가만히 앉아있게 된다』면서 언론에 대한 속마음을 나타냈다. 이수석은 『한보같은 기업을 부도낸 현 경제팀의 용기를 평가해 달라』고 역주문을 했다. 이수석은 『왜 이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밝혀야 하며 금융개혁을 주창하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다』고 말했다. 이수석은 바뀔지도 모르는 경제수석비서관의 자격론으로 「전략적 사고능력과 선택을 할 수 있는 배짱과 용기」를 들었다. 그리고 그는 『금융개혁, 노동법개혁, 정부개혁없이는 우리경제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현 난국을 초래한 두가지 핵심인 노동법 개정과 한보부도에 대한 이수석의 소신은 아직도 뚜렷한 듯 보인다.<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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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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