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동에 자리 잡은 쌈지의 '놈'매장에 들어가면 어두운 가운데 빛나는 메탈 속성의 조명이 눈에 띈다.모르는 사람이 오면 물건을 파는 곳이 아니라 테크노 바나 미국의 할리 데이비슨 전시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독특한 분위기다.
압구정 놈 매장은 지난해 8월 오픈 했다. 놈(NOM)은 남자를 뜻하는 순 우리말에서 따온 브랜드다. 지갑, 가방, 양말 등 토털 패션 잡화를 취급한다. 브랜드 명이나 인테리어에서 쌈지만의 톡톡 튀는 개성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매장은 성(性)을 초월해 남녀노소를 겨냥한 놈 브랜드의 성격을 그대로 살려 '성 정체성'이라는 컨셉으로 꾸며졌다.
내부는 전체적으로 어둡고 차가운 느낌을 주며 부분적으로 여성의 나체 이미지를 구성한 디스플레이가 예술적인 느낌을 준다.
브랜드 이름 때문에 남자용 물건만 있을 거라는 착각을 하기 쉽지만 남자친구 선물을 사러 왔다가 자신이 갖고 싶은 물건만 사고 돌아가는 여성 고객들도 많다는 게 매장측 설명.
이 매장은 이벤트를 자주 마련해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오픈 첫 날에는 실제 소의 간을 준비해 간담 서늘한 '생간 파티'를 벌여 화제가 됐다. 또 언더밴드 '허벅지 밴드'가 최초로 매장 안에서 공연을 가졌다.
지난해 12월에는 커플고객을 대상으로 영화 '아프리카'의 시사회 티켓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가지는 등 문화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토털 액서세리 브랜드 놈에서는 아티스트들이 직접 제작한 제품을 접할 수 있어 자기만의 독특한 개성을 중시하는 신세대들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가격대는 ▦지갑 4~5만원 ▦가방 20만원 ▦운동화 8~9만원 ▦구두 15~16만원대에서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류해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