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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축구가 2015 동아시아컵 축구대회에서 단단한 북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지만 내년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에 대한 희망을 부풀렸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8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북한과의 대회 3차전에서 0대2로 패배했다. 앞선 두 경기에서 북한과 함께 전승을 기록했던 한국은 2승1패로 대회를 마감하면서 아쉽게 준우승했다. 3승을 거둔 북한은 지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우승컵을 차지했다.
2005년 초대 대회 이후 10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던 한국은 강인한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운 북한 여자축구의 벽에 막혔다. 2005년 동아시안컵 당시 북한을 1대0으로 처음 꺾은 이후 승리를 거두지 못한 한국은 역대 전적 1승1무14패로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북한은 8위로 한국(17위)보다 9계단이 높다.
한국 여자축구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지난 6월 국제축구연맹(FIFA)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을 이룬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이번 대회가 내년 리우 올림픽 지역 예선의 전초전 성격이라는 점에서 사상 첫 올림픽 진출의 자신감을 키웠다.
내년 2월부터 시작하는 올림픽 지역 예선에는 이번 대회 우승팀 북한을 비롯해 일본, 중국, 그리고 호주도 참가해 2장의 출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한국은 여자축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6년 대회부터 한 번도 올림픽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직전인 2012년 런던 올림픽 때에는 중국과 0대0으로 비긴 뒤 일본(1대2)과 북한(2대3)에 잇달아 1골 차로 져 고개를 떨궜고 호주에도 1대2로 역전패를 당해 5위에 그쳤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월드컵 16강을 이뤄낸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캐나다 월드컵 8강에 올랐던 홈팀 중국(14위)을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도 1대0으로 꺾었다. 캐나다 월드컵 준우승팀인 일본(2위)과 맞붙어서는 0대1로 뒤지다 2골을 몰아쳐 2대1 역전승을 일궈냈다.
골잡이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빠진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금민·장슬기·이소담 등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쌓은 것도 성과로 평가된다.
윤덕여 감독은 "내년 리우 올림픽 본선 진출의 희망을 봤다"면서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선수들 스스로 깨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수문장 김정미(인천현대제철)가 대회 최우수 골키퍼에 올랐고 북한의 공격수 위정심은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