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주식형 펀드 100조원 시대의 명암

주식형 펀드에 돈이 계속 몰리면서 100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8일 기준으로 국내펀드 56조1,416억원, 해외펀드 42조9,422억원 등 모두 99조838억원에 달했다. 최근 며칠 사이 하루 2,000억~4,000억원씩 유입되는 추세를 감안하면 이번주 중 100조원이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식형 펀드 100조원 돌파는 시중자금의 펀드 러시 현상에 대한 의미와 과제를 동시에 생각하게 해준다. 펀드자금 증가는 간접투자 문화의 확산과 취약한 증시 수요기반 확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다. 증시의 안정적ㆍ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주식매수 여력 강화가 중요하다. 국내 증시가 외국인들의 강도 높은 매도에도 불구하고 지수 2,000포인트 시대를 맞게 된 데는 펀드의 힘이 크게 작용했다. 펀드에 돈이 몰림에 따라 기관투자가들의 증시 안전판 역할이 커졌으며 이것이 다시 자금의 증시유입을 불러오고 그 결과 주가가 상승하는 선순환이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문제점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어 국내외 증시는 급등락을 거듭하는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익을 내기가 그만큼 어려워진 셈이다. 그런데도 그동안의 고수익 사례만 보고 펀드에 돈을 넣는 투자자들이 많다. 투자자 중에는 심지어 펀드는 손실을 보지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 사람도 적지않고 은행 등에서 대출 받아 투자하는 사람도 많다. 이는 그렇지 않아도 넘치는 유동성 과잉을 부채질할 뿐 아니라 손실이 났을 경우 큰 후유증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펀드의 특정지역 쏠림 현상도 문제다. 국내펀드보다는 해외펀드에 돈이 더 유입되고 대부분이 중국과 인도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에 쏠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증시가 급등해 큰 수익을 올린 데 따른 것이지만 선진증시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편중투자의 위험성도 그만큼 크다. 이런 후유증을 막기 위해서는 증권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해야 하고 펀드 운용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투자자들도 빚을 내서 하는 투자와 ‘몰빵투자’를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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