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메이드 인 차이나' 팬티로 본 中 경제

■ 이 팬티는 어디에서 왔을까 (조 베넷 지음, 알마 펴냄)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이 팬티는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뉴질랜드에 사는 저자는 어느 날 할인매장에서 다섯 장 들이 팬티 한 묶음을 8.56 뉴질랜드 달러(약 7,000원)에 산다. 그는 문득 중국에서 만든 팬티가 뉴질랜드까지 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싼 가격에 살 수 있는지 궁금해졌고 자신의 팬티가 어떻게 오게 된 건지 역추적을 시작한다. 저자는 이 책에'메이드 인 차이나' 팬티의 제작 및 유통과정을 담았다. 팬티를 구입한 생필품 상점'웨어하우스'의 속옷 구매 담당자에게 전화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책은 전 세계로 중국산 제품을 수출하는 현장인 상하이 신항, 취안저우의 팬티 생산 공장, 허리 밴드에 들어가는 고무 수급처인 타이 필라텍스, 면사의 주요 생산지인 우루무치의 방직공장까지 중국 구석 구석을 훑는다. 팬티 한 장을 만들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책은 중국이라는 거인의 실체를 한 꺼풀씩 벗겨내고 세계가'메이드 인 차이나'의 홍수 속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 지 보여준다. 단순히 팬티 제조 과정을 추적하는 여행기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 속에서 중국의 정치와 경제 상황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가령 상하이 신항에는 거대한 컨테이너들이 중국 상품을 세계로 이송하고 있고 화려한 시내가 외국인을 반기지만 외곽에서는 시골 출신의 여공들이 옆 사람을 쳐다 보지도 않은 채 말없이 옷의 솔기를 꿰메거나 허리 밴드를 달고 있는 모습이 대조적으로 그려진다. 이처럼 책의 특징은 중국에 대한 전문가가 아닌 저자가 보고 느낀 바를 그대로 진솔하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실명으로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저자와 나눈 대화를 보며 그의 여정을 따라가노라면 우리가 사용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물자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1만 3,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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