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5 남북 정상회담’은 우리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지만 지금은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게 사실이다. 약속했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답방은 사람들의 뇌리 속에서 잊혀진 지 오래고 북핵 문제는 북미간의 줄다리기 속에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남북 상생의 약속을 다짐했던 정상회담의 의미는 더욱 되새겨 볼 만 하다. 회담 4주년을 맞이해 방송사들이 준비한 특집 프로그램은 그래서 눈에 띈다. 풍성하진 않지만 침체된 남북 관계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MBC ‘PD 수첩’(15일 오후11시5분)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특집 대담을 마련한다. 서울 동교동 김대중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대담은 지난 8일부터 11일까지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네티즌들로부터 받은 질문으로 이뤄진다. 김 전 대통령이 퇴임 후 TV에 출연하는 것은 지난해 KBS ‘일요스페셜’ 이후 두 번째다.
프로그램은 6ㆍ15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해 북핵문제, 주한 미군 재배치 등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한 김 전 대통령의 견해을 직접 듣는 시간을 갖는다.
EBS에선 두 편의 특집 프로그램을 준비한다. 15일 방영되는 ‘통일의 노래, 겨레의 노래’(오후8시50분)에선 동요 ‘우리의 소원’을 집중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어린이 동요로 시작된 이 노래가 남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을 통해 반세기 한반도사를 되짚어보고, 현재 캐나다 토론토에 거주하는 이 곡의 작곡가 안병원씨로부터 노래을 만들게 된 계기를 들어본다.
통일 프로그램 ‘코리아 코리아’는 지난 12일에 이어 19일 오후8시 특집물을 내보낸다. 이 날엔 지난달 24일 EBS 방문단이 평양 남포항에서 개최한 교과서 용지 전달식을 방송한다. 또 ‘김성주 소학교’와 ‘모란봉 제1중학교’ 학생들의 축하 공연을 담아내고, 평양 영재 교육시설인 ‘만경대 학생 소년 궁전’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