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이명박 정부는 프로인가

지난 참여정부 시절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이 집권당을 향해 즐겨 썼던 말 중 하나는 ‘아마추어’다. 의지는 강하지만 경험이 부족해 국정운영이 미숙하다는 주장이었다. 아마추어와 함께 또 자주 썼던 말은 ‘포퓰리즘’. 타당성은 뒤로한 채 선심 정책을 남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정부가 내놓는 부동산 정책을 보면 현 정부도 과거 자신들이 했던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다. 정부는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으로 지분형 아파트와 신혼부부 주택을 선보였다. 지분형 아파트는 아파트 지분 일부를 일반 투자자에게 넘겨 소유주의 주택 구입비용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인데 실현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를 모집하려면 수익이 예상되고 안전성 및 자금 회수가 보장돼야 하는데 수익성 및 자금 회수가 쉽지 않은 게 걸림돌이다. 송파 신도시처럼 인기 지역에서는 지분형 아파트가 단발적으로 성공할 수는 있지만 지속성을 갖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투자금을 유동화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하지 않아 아파트 전매제한 기간에는 투자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것도 약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토해양부가 오는 24일 청와대 보고를 앞두고 있어 그 전까지는 국토해양부의 입장이 정리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서는 국토해양부도 어떤 식으로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는 게 정확한 상태”라고 말했다. 신혼부부들에게 낮은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한다는 정책도 취지는 좋지만 사회적으로 많은 갈등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신혼부부들을 위한 별도의 주택 정책이 필요한가도 논란거리다. 수십년간 여러명의 자녀를 데리고 무주택으로 살아온 사람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아직 신혼부부에 대한 정의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 정의가 내려지든 기준에서 아깝게 벗어난 사람들의 항의가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정부가 잠정적으로 발표한 신혼부부의 기준은 ▦출산 1년 이내 ▦여성 34세 미만 등인데 이에 대해서도 반발이 일고 있다. 지분형 아파트 및 신혼부부 주택의 취지는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그러나 정책을 내놓기 전에 치밀한 검토가 먼저 이뤄졌어야 했다. 현 정부가 의지만 강한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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