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로라의 에드 잰더(60ㆍ사진 왼쪽) 최고경영자(CEO)가 경영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년 1월 퇴임한다고 발표했다. 잰더 CEO는 레이저폰 개발로 모토로라를 휴대폰 업계에서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렸던 경영자였다. 잰더의 후임으로는 지난 2003년 모토로라에 합류한 그레그 브라운(47ㆍ오른쪽)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선임됐다. 외신들은 잰더가 레이저 이후 이렇다 할 후속 히트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면서 회사 경영 상황이 어려워지자 이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임했다고 전했다. 노키아에 눌리고 삼성전자에 쫓겨 세계시장 점유율 3위로 물러난 모토로라는 올 들어 주가가 24%나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해 왔다. 시장전문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3ㆍ4분기말 현재 모토로라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13.1%로 1년 전 20.7%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 반면 노키아의 시장점유율은 35.1%에서 38.1%로 확대됐고, 삼성전자 역시 12.2%에서 14.5%로 오르며 모토로라를 따라 잡았다. 최근에는 애플도 아이폰을 내세우며 모토로라를 위협하고 있다. MTB 투자고문의 브래드 윌리엄스 애널리스트는 “모토로라는 더 이상 변화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잰더는 레이저폰에 너무 오래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바통을 이어받게 된 브라운 신임 CEO 내정자는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꾸준히 하락하고 있는 모토로라의 주가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회사 일부 부문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모토로라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사냥꾼 칼 아이칸은 올해 말까지 휴대전화 부문 실적이 회복되지 않으면 잰더를 사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으며 사모펀드들도 인수 기회를 엿봤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