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ㆍChina Investment Corporation)는 설립 4년째를 맞아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전세계에서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펼치고 있다. CIC의 투자 대상도 화장품회사부터 농산물 유통업체ㆍ석탄업체에 이르기까지 무차별적이며 최근에는 이머징 마켓에 대한 투자를 부쩍 강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었던 CIC는 올 들어 중앙정부에서 수천억달러의 신규자본까지 지원 받아 두둑한 실탄까지 갖추게 됐다. CIC가 올해 캐나다 토론토에 첫 해외사무소를 개설한 것도 보다 과감한 글로벌 투자에 나서겠다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해석된다. 해외에 상주인력을 파견해 폭넓은 투자정보를 입수하는 등 광폭행보에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에는 무엇보다 CIC를 앞세워 해외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당국의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고속 경제성장에 필요한 원자재 확보를 위해 해외 광산 등 에너지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데다 갈수록 팽창되는 국내 유동성 압력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넘쳐나는 돈을 밖으로 빼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무역흑자와 외국인직접투자, 핫머니 유입까지 겹쳐 3조달러의 외환 보유액을 자랑하고 있다. CIC는 광산 등 에너지 투자를 본류로 하면서 최근에는 금융 자산에도 적극적으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언론 등에 따르면 지난해 CIC가 단행한 11건의 인수합병에는 에너지ㆍ광산 업체뿐 아니라 금융 자산도 대거 포함돼 있다. CIC는 지난해 10월 골드만삭스, 캐나다 연금펀드 등과 함께 26억8,000만달러를 들여 ING그룹의 부동산 신탁펀드 지분 92.91%를 인수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싱가포르 정부와 함께 브라질 투자은행 방코팩추얼 지분 18.65%를 18억달러에 매입했다. 이 밖에 지난해 처음으로 화장품 기업에 투자하는 등 투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프랑스 화장품업체인 록시땅에 5,000만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CIC가 해외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석유ㆍ가스 등 에너지 회사에 주력하되 선진기법 도입과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금융 등 투자분야를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CIC는 기존의 북미와 유럽 시장에 편중된 초기 투자방식에서 벗어나 이머징 마켓에도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09년 9월 인도네시이 최대 석탄업체인 부미 리조스사의 채권 19억달러어치를 매입했고 같은 달에 아시아 최대 농산물 유통업체 중 하나인 홍콩 노블그룹의 지분 12.91%를 8억5,000만달러에 사들인 것이 대표적 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