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57세의 가토 마사오

제 1보(1~18)



제5회 농심배에 출전한 한국의 대표 선수 5인은 역사상 최약체라는 말을 듣고 있었다. 와일드 카드로 출전한 주장 이창호야 세계랭킹 1위이니 믿을 만했으나 나머지 4인이 문제였다. 부장격인 원성진5단은 그래도 좀 나았다. 송아지3총사의 일원으로 국제전에서 비교적 좋은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으니까. 두 사람을 제외하면 나머지 3인은 무명에 가까웠다. 허영호3단, 홍민표3단, 박지은4단이 그들이었다. 실제로 이들 3인은 본선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무력하게 물러났다. 일본이 5승을 기록하고 중국이 2승을 올릴 때까지 한국은 3전3패의 참담한 전적을 보이고 있었다. 일본의 노장 고바야시 고이치가 3연승, 장쉬가 2연승을 기록했고 중국의 왕레이가 2승을 쌓은 상태였다. 다행히 원성진5단이 고이치, 후야오위, 류시훈을 연파하고 3연승을 거두었다. 원성진을 가로막은 사람은 구리였다. 구리는 이미 중국랭킹 1위에 오른 지존의 몸이었다. 원성진과 구리의 대국을 지켜본 일본의 가토 마사오는 말했다. “구리의 파괴력은 정말 대단하다. 상대의 진영 한복판에서 결정적인 수를 내다니. 게다가 끝내기에도 섬세함이 갖추어졌다. 무서운 강자가 되었다.” 구리의 다음 상태는 바로 가토 마사오였다. 57세의 노장 가토와 21세의 강호 구리의 대결. 백10으로 올라선 수가 서반의 이채였다. 보통은 참고도의 1로 잇고 5로 협공하는 것인데 가토는 흑이 장차 A로 슬라이딩하는 권리를 갖게 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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