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여객선 침몰 대참사] 수중 물체 피하려? … 돌발상황 의문 증폭

■뱃머리 급선회 왜

선미부분 증축 따른 선박 결함 지적도

지난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은 암초에 부딪힌 게 아니라 뱃머리를 급히 돌리다 배가 옆으로 쓰러진 것으로 압축되고 있다. 사고 당시 조타실을 맡았던 항해사들이 방향타를 급하게 우측으로 꺾을 수밖에 없었던 돌발상황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목포해경 등에 따르면 해경은 세월호 선장 이모(60)씨와 항해사 등 핵심 승무원 10여명을 조사한 결과 항로를 변경하는 지점(변침점)에서 급격한 방향 변경이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가 좌초한 곳은 제주행 여객선들이 병풍도를 끼고 왼쪽으로 돌려 가는 곳으로 해경은 사고 여객선이 이 변침점에서 완만하게 항로를 변경해야 하는데 급격하게 뱃머리를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무리하게 방향을 바꿔 선체에 실려 있던 180대의 차량과 컨테이너 화물 1,157톤 등 대형 화물들이 한쪽으로 쏠리면서 여객선이 중심을 잃고 순간적으로 왼쪽으로 기울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구조된 생존자들이 증언하는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배가 기울기 시작했다는 상황은 암초 충돌로 인한 것이 아닌 대형 화물들이 선체 외벽과 부딪치는 순간 들렸던 것으로 보인다.


사고 선박의 후미에 있다가 구조된 서희건(55·인천 부평구)씨는 "우리가 타고 있던 배가 오른쪽으로 회전하는 것 같더니 그대로 왼쪽으로 넘어졌다"고 사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관련기사



임긍수 목포해양대 해양운송시스템학부 교수도 "선체가 중심이 맞지 않으면 배가 회전할 때 전복되는 수가 있다. 이를 외방경사라고 하는데 선체가 회전하면서 원심력에 의해 배에 싣고 있던 화물들이 반대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그렇게 되면 밧줄로 묶여 있지 않은 대형 트럭 등 화물들이 쏠리게 된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은 물살이 빠른 해역이어서 배의 기울어짐이 더 심해진 것이 아니냐는 게 해양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특히 침몰 당시 드러난 배 바닥에서 암초로 인한 파손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고 프로펠러 등도 멀쩡했다는 데서 암초 충돌은 아니라는 얘기다.

선박 자체의 결함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사고 선박을 일본에서 들여올 당시 선미 부분에 1개 층을 증축하면서 배의 무게중심이 높아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당시 조타키를 잡고 있던 항해사들이 6,000톤급의 대형 여객선을 급하게 방향 전환해야 했던 돌발상황이 무엇이냐에 집중된다.

일각에서는 갑자기 다른 선박이 출현했거나 항해사들이 수중에서 예상치 못한 물체를 발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사고 해역에서는 1968년 5,242톤급 유조선이 침몰해 16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있었고 이어 2000년 들어서도 유조선 1척이 침몰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 교수는 "섬들이 오밀조밀 모여 있고 조류도 빨라 과거에 유조선이 전복된 사례가 있는 등 소소한 사고가 가끔 일어나는 곳"이라며 "뭔가 돌발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에 항해사들이 급하게 뱃머리를 돌리려 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