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국중심 물리학 국제 공동연구 추진"

아·태 이론물리센터 피터 풀데 신임소장<br>독일서 연구자금 연간 4억원 지원받아


유럽의 세계적 물리학 연구소가 국내에 본부를 두고 있는 '아태이론물리센터(APCTP)'에 투자, 물리학 국제 공동연구를 추진한다. 10일 아태이론물리센터 신임 소장으로 선임된 피터 풀데(70)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소장은 이날 과천 과학기술부 청사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막스플랑크연구소를 통해 앞으로 연간 4억원 안팎의 연구자금을 센터에 투자, 한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 물리학 공동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이미 한국정부에도 매칭펀드 형식의 재원투자 방안을 제의한 상태"라고 밝혔다. 풀데 소장은 오는 2010년까지 임기 3년의 아태이론물리센터 소장 및 포항공대 석학교수직을 겸임하면서 이 같은 투자계획을 직접 진두지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태센터는 한국ㆍ일본ㆍ호주 등 아태 지역 12개 국가들이 이론물리 분야의 공동 발전을 위해 지난 96년 설립한 지역 연구단체다. 풀데 소장은 "투자는 항상 성공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젊은 과학자와 아태 지역의 유능한 인재들이 포항공대에 1~2년 동안 머리를 맞대고 응집물질 물리학 등의 분야를 연구하면 분명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어 "공동연구그룹이 성공을 거두면 또 다른 연구그룹이 만들어지게 될 것"이라며 "막스플랑크연구소가 세계적 연구소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도 바로 이 같은 구조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일에서 한국인 제자들을 직접 지도하기도 했던 그는 "엄청난 업무 강도를 버텨내고 연구를 진행하는 측면에서 한국인 제자들은 진정한 최고(best)"라며 "다만 이들은 대부분 지나친 예의범절 때문에 처음 주위에 편안하게 적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좀더 많은 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풀데 소장의 선임으로 2004년부터 아태이론물리센터 소장직을 맡아 왔던 로버트 러플린 전 KAIST 총장은 지난해 총장직에서 물러난 후 한국과의 공식적인 대외 관계가 모두 종료됐다. 이와 관련, 풀데 소장은 '아태센터 소장 취임을 계기로 한국 대학에서 총장으로 활동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강한 어조로 "결코 없다(definitely no)"고 말하며 "3년간의 활동을 통해 독일과 한국의 과학기술 협력(scientific connection)을 강화한다는 게 유일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풀데 소장은 막스플랑크재단의 지원을 받아 93년 막스플랑크연구소를 설립한 뒤 지금까지 14년간 연구소장을 맡으며 연구소를 미국의 카블리이론물리연구소(KITP)와 함께 세계를 대표하는 이론물리 연구기관으로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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