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과학벨트 대전 확정] 늘어난 예산 확보 등 난제… 조성 마무리까진 '산 넘어 산'

■ 앞으로 과제는<br>연구단 분산에 비용 늘고 충청외 지역은 부정적… 국회 동의 쉽지 않을듯<br>장기·융합 연구 치우칠땐 출연硏 더욱 위축 될수도


16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최종 선정됐지만 과학벨트 조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사생결단식으로 유치경쟁을 벌였던 탈락 지역의 반발은 시간이 흐르면 어느 정도 무마되겠지만 과학벨트가 너무 정치적으로 오염되면서 향후 사업 추진 과정에서 5조원이 넘는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더욱이 정부가 탈락 지역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 분산 배치를 위해 과학벨트 지원 예산을 당초보다 1조7,000억원이나 증액한 것은 '자가당착(自家撞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9년 수립된 과학벨트 종합계획에서 제시된 사업 예산은 3조5,000억원이었으나 5조2,000억원으로 50% 가까이 늘어났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기초과학 진흥과 우수 이공계 인력 육성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거점지구에서 탈락한 지역을 배려하기 위해 지원액을 늘린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구ㆍ울산ㆍ포항과 광주에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단을 절반가량 분산 배치하고 각각 1조5,000억원과 6,000억원을 지원해 거점지구에서 탈락한 데 대해 '섭섭하지 않을' 정도로 위로한 것이다. 과학벨트 조성에는 내년 4,100억원, 오는 2013년 7,900억원, 2014~2017년 3조9,700억원 등 천문학적인 재원이 투입된다. 과학벨트 조성에 드는 비용은 이뿐이 아니다. 5조2,000억원에는 토지매입비가 아예 빠져 있다. 거점지구인 대덕 신동ㆍ둔곡지구의 토지보상비만도 5,000억원 넘게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과학벨트 전체 예산이 6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올해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40%가 넘는 규모다. 문제는 이 같은 지원 예산을 확보하려면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충청권을 제외한 지역의 정치권이 과학벨트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기초과학 분야는 100억~200억원짜리 사업을 진행하기도 쉽지 않은데 과학벨트는 향후 6년 동안 연간 평균 1조원이 넘는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면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야 쉽겠지만 실제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는 예산 확보라는 난관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기초과학연구원의 운영방향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시각은 여전히 많다. 국내 대학과 출연연구기관들이 수행하기 어려운 순수기초연구단계의 장기 중대형ㆍ융합 연구 위주로 운영될 계획이지만 자칫 출연(연)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고 30%가량을 해외과학자로 채우겠다는 목표도 이들에 대한 처우나 정주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는 한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조장희 가천의과학대 뇌과학연구소장은 "이미 먹고 살만한 해외 석학들을 데려오려면 동료 교수와 연구원 등 10명 정도를 함께 데려올 수 있게 하는 등 연구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외국에서 대학을 옮기는 데 적어도 3년이 걸리는데 우리는 3개월 만에 데려와서 두세 달 강의ㆍ연구시키고 보내는 식"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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