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분양 물량이 대거 공급되면서 공급 과잉에 따른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입지가 좋고, 분양가가 저렴한 곳은 청약실적이 좋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난달 가계부채종합대책 발표후에는 분양권 전매시장도 위축되는 분위기입니다. 부동산 분양시장에 불어닥친 후폭풍을 정창신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건설사들이 분양물량을 늘리면서 미분양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요.
[기자]
네. ‘물들어왔을 때 노젓는다’고 건설사들이 분양시장 훈풍에 물량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올 하반기 분양 예정인 아파트는 총 24만 가구입니다. 상반기에 분양된 19만 가구와 합하면 연간 분양물량은 총 43만 가구 규모입니다. 부동산114가 분양실적을 조사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분양물량이 증가하자 미분양도 속출하고 있는데요.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을 받은 아파트는 87곳으로 이 가운데 모집 가구수를 채우지 못하고 청약이 미달된 단지가 3분의 1인 29곳으로 집계됐습니다.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6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4,000여가구로 5월 2만8,000여가구에 비해 20% 이상 급증했습니다. 5월 이후 두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앵커]
이처럼 미분양이 발생한 지역의 특징이 있나요.
[기자]
네. 미분양이 속출한 지역을 살펴보면 입지가 나쁘거나, 분양가가 높다는 등의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광교신도시와 부산지역 등 투기수요 가세로 청약 열기가 뜨거운 곳은 1순위에서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지만,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하거나 분양가격이 높은 곳은 1순위 마감에 실패했습니다.
지난달 분양한 구리 갈매지구 푸르지오와 고양 원흥 공공주택지구의 동일스위트는 1순위에서 미달이 발생해 2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습니다. 김포 풍무2차 푸르지오 1·2단지 등 일부 대형 주택형은 2순위에서도 청약이 미달됐습니다. 송산그린시티 휴먼빌, 용인 마북리 신원아침도시, 포천시 구읍리 아이파크 등에선 무더기 미달이 발생했습니다.
[앵커]
미분양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분양권 전매시장도 위축되고 있다고요.
[기자]
네. 지난달 22일 정부는 주택담보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하는 내용의 가계부채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대책발표 이후 수도권 신도시의 분양권 전매시장도 주춤거리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분양권 거래량은 지난 9일 기준 99건으로 지난달(440건)의 4분의 1에도 못미쳤습니다. 이번 대책은 신규 분양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에만 적용되지만 “주택 매수세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분양권 전매시장이 위축되면, 분양권 프리미엄에도 영향을 미치겠군요.
[기자]
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까지 1억원을 호가하던 위례신도시와 경기도 화성 동탄2신도시, 하남 미사강변도시 등의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이 정부의 가계부채대책 발표 후 지역에 따라 많게는 절반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경기도 하남 미사강변도시의 한 아파트는 분양권 전매제한이 풀린 5월 이후 분양권 가격이 2,000만 원 이상 올라 지난달 초에는 6,000만∼8,000만 원의 웃돈이 붙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웃돈 3,000만 원대의 매물이 나와 있습니다. 경기도 수원 광교신도시도 지난달 말 이후 전반적으로 분양권 웃돈 상승세가 멈췄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주택수요자들은 지금 집을 사야 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네. 업계에서도 지금 집을 사야 한다는 의견과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보수적으로 분양시장을 바라보는 업계 관계자는 “주택수요자들은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청약에 나서기 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지역의 수급분석과 가격 적정성을 따져 옥석을 가려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분양권 가격이 한풀 꺾인 지금이 실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적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분양권 가격 하락 현상은 매매가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고 있는 것일뿐 앞으로 급격한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전세금 상승에 부담을 느끼는 실수요자들은 주변 시세보다 싼 금액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네. 지금까지 보도국 정창신기자 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상편집 이한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