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계열사 지분 매각 소식에 6%대 급락 잔여물량 240만주 부담될 듯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이 보유중인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그간 삼성생명주가를 짓눌렀던 오버행 이슈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1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생명은 전날보다 6,000원(6.67%) 내린 8만4,000원에 장을 마쳤다. 메를린치와 씨티그룹,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도물량이 쏟아졌다. 여기에 국내 기관들도 매도행렬에 동참하면서 삼성생명 주가는 9만원선을 회복한지 열흘만에 다시 8만원대로 주저앉았다. 이날 매도물량이 집중된 것은 CJ제일제당과 CJ오쇼핑이 보유중인 삼성생명 주식 639만4,340주 가운데 400만주를 오는 20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한다고 공시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말 CJ가 자회사인 CJ제일제당(439만4,340주)과 CJ오쇼핑(200만주)에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하면서 그간 삼성생명 주가를 짓눌렀던 오버행 이슈는 다소 해소되는 듯 보였다. 당시 블록딜 가격은 8만5,000원으로 주가 10만원 미만에서는 물량을 내놓을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 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날 CJ오쇼핑과 CJ제일제당은 1주당 500원의 미미한 차익을 내고 보유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삼성생명은 CJ계열사들이 17일 종가에 5%의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한 매각금액 8만5,500원 밑으로 내려왔다. 이는 20일 매각 이후 남은 물량 239만주에 대한 부담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승권 대신증권 연구원은 “CJ계열사들이 이번 매각 작업에서 400만주 이상의 매수주문이 들어오면 남아있는 물량에 대해서도 추가 매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며 “남은 물량 240만주를 언제든 팔 수 있다는 점에서 물량부담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단기 물량 부담 이외에도 최근의 부진한 실적과 규제 이슈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호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지속적인 저금리 상황에 최근 보험료 담합조사와 과징금 부과 등 규제이슈까지 겹치면서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미 알려진 악재를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CJ계열사의 지분 매각은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시장여건상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주가 하락으로 삼성생명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가격 메리트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보통 금융사 주가는 업계 1위 기업에 대한 프리미엄을 쳐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삼성생명의 주가는 지나치게 저평가 돼 있는 상태”라며 “삼성생명의 이익성장과 삼성그룹 내 위상 등을 감안하면 지금은 바닥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물량을 털어낸 CJ 계열사들은 재무구조가 개선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특히 CJ오쇼핑은 1.76%의 상승세를 보였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CJ오쇼핑에 대해 “이번 지분 매각으로 순차입금이 200억원대로 줄어들 것”이라며 “남은 100만주에 대해서도 내년 상반기 중 추가매각이 이루어지면 그동안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리스크를 해소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