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이후 44년 만에 28일 열릴 예정인 북한의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정은(셋째 아들) 후계구도의 공식화 여부를 비롯해서 북한의 권력지도의 재편, 핵이나 개혁개방 노선의 변경 등이 그것인데, 정부의 한 당국자도 27일 “북한이 40여 년 만에 하는 큰 정치행사인데다가 후계구도나 권력지도, 정책노선 등의 변화도 예상되고 있어 관심을 갖고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정은 후계구도가 어느 수준에서 공식화될 지는 최대 관심사다.
현재 김정은의 나이(1982년생. 28세 추정)와 경력(공식 직책을 맡은 사실이 알려진 바 없음), 인맥 등을 감안하면 이번 당대표자회에서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다는 것 자체는 비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불안이 변수다. 건강을 고려할 때, 어떤 식이 됐건 후계구도의 공식화는 있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만약 김정은이 이번에 전면에 나선다면 정치국 상무위원이나 정치국 위원, 비서국 조직담당 비서 같은 당의 최고위급 요직에 앉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럴 경우 김 위원장의 뒤를 이을 북한의 유일한 통치자가 김정은이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천명하는 셈이 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정은한테 당 조직지도부 실무 간부급 정도의 직책을 맡겨 경험과 인맥을 더 쌓도록 한 뒤 북한이 ‘강성대국 건설’을 공언하고 있는 2012년쯤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당 고위직의 대대적인 개편도 이뤄질 가능성도 높은데, 권력지도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질 지도 관전포인트다. 권력지도는 ‘김정은 후계구도’와 연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발탁될 핵심 인물들은 앞으로 장기간 북한의 최상층 권부에 자리를 틀고 김정은 후계체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맥락에서 ▦김 위원장의 매제(김경희 남편)이자 김정은의 ‘후견인’으로 알려진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 겸 당 행정부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안착할지 ▦‘장성택 사단’으로 알려진 최룡해 전 황해북도 당 책임비서나 박명철 체육상 같은 측근들이 어떤 요직에 기용될지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 당 경공업 부장에게 더 중요한 자리가 맡겨질지 ▦오극렬(국방위 부위원장)ㆍ김영춘(인민무력부장) 같은 군부 거물들에게 어떤 자리가 배분될지 등은 주요 관심 대상이다.
개혁개방과 관련한 노선 변경의 가시화 여부도 주목해야 한 사안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하순 중국 방문 기간 공식적인 자리에서 6자회담 재개를 희망한다고 발언하는가 하면 중국의 개혁개방 성과를 높게 평가하는 듯한 언급도 내놨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물론 김 위원장의 이런 발언이 ‘덕담’ 차원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당장 정책 전환을 공표하는 수준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시급한 현안인 후계구도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대내외 정세의 안정적 관리가 필요하고, 그 연장선에서 새로운 정책노선을 내놓을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현실인식이다. 이와 함께 김 위원장이 이번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 확실시돼, 여러 가지 소문에 휩싸였던 그의 건강 상태를 짐작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