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경영난 아가방앤컴퍼니 결국 중국에 팔려

35년된 토종1호 유아의류브랜드

저출산·해외직구로 입지 '흔들'

랑시그룹과 주식양수도 계약 체결

35년 된 국내 최대 유아의류용품 전문 브랜드 '아가방앤컴퍼니'가 중국 기업에 넘어간다. 저출산 고령화에다 해외직구나 병행수입을 통해 해외 브랜드의 각축장이 된 국내 유아용품 시장에서 경영난이 심화되며 더 이상 버티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가방앤컴퍼니는 전날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김욱 대표가 보유주식 427만2,000주(지분 15.3%)를 1주당 7,500원에 라임패션코리아에 양도하는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양수도 대금은 약 320억원이며 계약이 완료되면 최대주주는 중국 의류업체 랑시그룹의 한국 내 자회사인 라임패션으로 변경된다.


아가방앤컴퍼니는 1979년 국내 최초 유아의류업체인 보라유통산업으로 출발해 1980년 아가방으로 사명을 바꾼 토종 1위 유아용품업체다. 1985년 미국에서 아가방 상표를 등록했고 이를 발판으로 1989년에는 아가방USA를 세웠다. 1996년에는 중국에 연태아가방유한복지회사라는 해외 생산법인을 세워 진출했다. 이 회사는 대표 브랜드인 아가방 외에도 디어베이비, 엘르, 에뜨와 등 영유아 맞춤형 의류와 용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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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에서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출산율이 급감해 국내 유아용품 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해외 브랜드들의 각축전으로 아가방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영업이익은 2011년 95억원에서 2012년 37억원으로 급감했고 지난해에도 39억원으로 제자리걸음했다. 올 들어서는 지난 2·4분기 영업손실이 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고 당기순손실도 54억원으로 적자를 지속했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대표 지분이 크지 않은데다 경영권 방어가 쉽지 않았고, 국내 시장 침체로 향후 계획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며 "성장 가능성이 큰 중국 시장을 강화하는 것이 해답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 같다"고 전했다.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할 랑시그룹은 그 동안 한국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가져왔다. 이미 대현기업의 여성복 전문 브랜드 주크(ZOOC)에 대한 라이센스를 따내 중국에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랑시그룹은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한 자녀 정책 완화에 따라 유아용품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한류를 활용할 만한 한국 브랜드가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랑시그룹은 아가방앤컴퍼니에 대한 정밀 실사 후 최종 인수대금을 확정하고 12월4일 최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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