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급 신도시로 동탄신도시 동쪽이 확정되면서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주거벨트, 이른바 ‘경부라인’의 고밀도 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수도권 균형발전, 넓게는 국도의 균형발전을 염두에 두지 않은 경부축을 중심으로 한 무분별한 신도시 개발은 공급확대란 당초 목적을 달성한다고 해도 신도시간 연담화 문제 등의 여러 가지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분당ㆍ평촌ㆍ산본 등 1기 신도시 때부터 신도시 개발은 주로 경부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일산과 중동이 수도권 서북부쪽에서 개발된 정도다. 이어 2기 신도시인 판교ㆍ동탄ㆍ광교 등도 경부고속도로를 따라 주로 정해졌다. 용인 동백ㆍ죽전ㆍ보라ㆍ수지 등이 이들 신도시 개발의 후광으로 급속히 개발 중이고 남쪽으로는 평택과 아산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행정수도인 세종시 개발도 오는 7월 기공식을 갖고 본격화될 전망이다. 신도시 개발이 경부라인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은 기존 고속도로를 활용할 수 있어 도로 등의 인프라 투자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남과 분당으로 이어지는 중산층의 주거벨트가 2기 신도시 개발과 함께 자연스럽게 수도권 남쪽으로 확대되면서 이곳을 중심으로 주택 수요가 몰린 점도 한몫 했다. 이른바 ‘도미노식’ 신도시 개발이다. 하지만 이 같은 집중현상은 여러 가지 문제점을 낳고 있다. 우선 수도권 균형발전 측면에서 경부라인의 고밀도화는 반갑지 않은 현상이다. 정부가 지난해 10월 분당급 신도시 개발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천 검단신도시와 파주신도시 확장 계획을 내놓은 것도 개발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염두에 둔 결과다. 개발 불균형은 집값 불균형 문제로 이어지면서 부의 불공평한 재분배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최근 5년 새 강남-강남 아파트 매매가는 현재 최고 5배 이상으로 벌어졌고 분당ㆍ용인 등 경부라인 주변 지역과 수도권 북부지역의 아파트 값도 최소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 같은 타의적인 부의 불균등화는 심각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시정돼야 할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신도시간 연담화도 큰 문제다. 수도권 남부에 신도시가 집중되면서 신도시가 서로 인접해 사실상 몇 개의 광역도시가 생겨버리는 현상이 빚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이를 빗대 “서울에서 행정수도인 세종시까지 신도시로 연결하는 것 아니냐” 는 자조 섞인 말까지 나온다.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사장은 이와 관련, “현재 경부축을 중심으로만 30여개의 크고 작은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 같은 난개발은 장기적으로 일부 지역의 공동화나 슬럼화를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세종시가 건설돼도 상당수의 공무원들이 수도권 신도시에서 출퇴근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행정도시개발청은 서울 출퇴근 통근버스와 공무원 전용 고속철 운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탄 2기 신도시는 특히 세종시까지의 출퇴근이 가능한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