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부자본이 몰려온다
금리 상한선 인하 앞두고 유입 규모 크게 늘어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오는 9월 대부업법 상한 금리가 49%로 낮아지는 것을 계기로 한국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국내 토종 대부업체들이 정부의 금리상한선 하향 조정과 함께 수지를 맞추지 못해 경쟁력을 잃어가는 반면 일본계 대부업체들은 자본력과 저리 자금조달 능력을 배경으로 국내 사업을 크게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26일 대부업 및 금융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대부자본이 이달 초 정부의 대부업 시행령 개정 발표에 맞춰 대거 한국시장으로 몰려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권의 한 외환담당자는 "최근 들어 일본계 대부자본의 유입 규모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보통 외국자본이 주식시장으로 몰리는 데 반해 일본계 자본은 대부시장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원ㆍ엔 환율이 740원대까지 떨어진 것은 세계적인 달러 약세 영향도 작용하고 있지만 일본계 대부자금이 대규모로 유입된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일본 1위의 대부업체인 아이후루를 비롯해 다케후지ㆍ프로미스 등 일본 대부업계의 '빅(Big) 3'는 한국시장 진출 방침을 사실상 확정한 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이후루는 최근 국내 저축은행 및 대부업계 인사들과 연쇄 접촉을 갖고 한국 진출을 위한 준비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본 대부업체들이 한국 진출을 서두르는 것은 이미 한국시장에 진출한 산와 등 일본계 대부업체들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계 대부업체인 산와는 지난 2004년 1,543억원이던 대출자산이 최근에는 3,700억원으로 240%나 증가했다. 재일교포계 대부업체인 러시앤캐시도 대출 잔액이 2005년 4,500억원에서 올해는 6,700억원으로 늘어났다.
아이후루의 경우 일본증시 상장업체로 증자 등을 통해 무이자로 자본을 확보할 수 있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이후루는 1~3%대로 대규모 자금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에 대부시장은 물론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시장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3~14%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러시앤캐시 등 기존 대형 업체들도 시장 잠식을 우려할 정도다. 일본 현지에서 평균 8%로 자금을 조달해오던 산와도 바짝 긴장하고있다.
대부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부업법 시행령 발효로 이자 상한선이 낮아지면 국내 중대형 대부업체 2,000곳 가운데 50여개만 살아남게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일본계 대부업체의 독주체제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입력시간 : 2007/07/26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