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벤처회생에 요행수는 없다

`올해가 벤처 생태계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 입니다.` 벤처업계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얘기다. 올해가 벤처업계의 전환점 원인으로 손꼽는 공통분모는 바로 자금과 경쟁력이다. 벤처기업들이 한창 벤처 붐이 일 때 투자 받았던 돈이 이제 바닥날 때가 됐고, 시장논리에 따른 옥석 가리기 칼날이 경쟁력을 갖춘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운명을 달리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이런 징후들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연초부터 대규모의 인수합병이 잇따라 일어났고, 벤처 캐피털들도 올해 사업계획에서 일반투자보다 구조조정 업무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당선자는 벤처인증제도를 조기 폐기하는 등 업계의 자생력과 시장논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변화의 시기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수많은 위기를 넘기며 수 십년 동안 회사를 경영해 온 기업 선배들의 노하우를 세심히 살펴 본다면 해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 같다. 30년 가까이 한 중소기업을 경영해 온 모 사장은 경영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한걸음 한걸음씩 하지만 멈추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라며 “주주ㆍ고객ㆍ협력사와 신뢰를 잃지않고,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투자해 몇 년 후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5년 동안 외길을 걸어온 또 다른 중소기업의 사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정도(正道)를 가야 한다”고 말하고, “고객을 가족같이 생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던가. 위기의 시절을 맡고 있는 벤처기업인들에게 굴뚝기업의 선배들은 하나같이 `정도`를 가라고 충고하고 있다. 어려울수록 작은 성취에도 감사하며 힘을 내고, 끊임없는 기술투자와 투명한 경영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업계에 `인생역전`을 가능케하는 `로또복권`은 존재하지 않음이 짧은 벤처역사를 통해 이미 입증됐다. 2,000원을 로또에 투자하느니 밤을 세운 직원들과 김밥 한줄과 컵라면을 나눠 먹는 초심으로 돌아가야 할 때다. <김민형 기자(성장기업부) Kmh204@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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