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사상최대 32조 순매수… 증시 '쥐락펴락'

수출株… 대형 IT·車업종등 약진<br>녹색테마… 2차전지·LED株등 열풍<br>펀드환매… 국내외 합쳐 10조 육박<br>기업퇴출… 83개 한계기업 사라져



2009년 증시가 불과 3거래일만을 남겨 놓고 있다. 불안감으로 한 해를 시작했지만 이제는 자신감과 기대가 넘친다. 외국인이 한국주식 '싹쓸이'에 나서면서 IT와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들의 약진 속에 코스피지수가 1년 사이에 50% 이상 급등했다. 정부가 녹색성장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녹색성장 관련주들이 큰 관심을 끌기도 했다. 주가가 급등했지만 펀드 환매는 줄기차게 이어졌고 코스닥 시장에서는 한계기업들의 퇴출이 잇따르기도 했다. ◇외국인 올해 32조1,580억원 순매수=올해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했던 수급 주체는 외국인이다. 외국인이 사면 오르고 팔면 내리는 장세가 되풀이됐다. 코스콤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들어 지난 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모두 32조1,580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사상 최대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완화와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을 겨냥한 달러캐리트레이드 자금들이 대거 유입됐다. 여기에다 국내 증시가 FTSE 선진지수에 편입된 것도 '바이코리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지난 7월 15일부터 무려 20 거래일동안 역대 두번째로 긴 매수랠리를 펼쳤다. 또 지난 9월 18일에는 하룻동안에만 무려 1조4,193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일별 기준으로 사상 두 번째 매수 기록을 세웠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도 연초 1,100포인트를 저점으로 9월말에는 1,723포인트까지 상승하며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 외국인은 지난 7월 14일부터 11거래일에 거쳐 역대 세번째로 긴 상승랠리를 펼치기도 했다. ◇수출주 전성시대=올해의 증시 주도주는 단연 IT와 자동차 등 수출주였다. 반도체는 치킨게임에서 승리, '승자독식'효과를 누리며 괄목할만한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자동차 역시 금융위기로 글로벌경쟁자들이 주춤거리는 사이 환율 효과와 높아진 경쟁력 등을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국내 대표 수출업종의 활약은 전체 기업 실적 증가세로 이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 주가는 1년 사이에 73% 상승했고, 시총 3위인 현대차는 무려 200%이상 급등했다. 삼성전자는 본사기준으로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88조5,000억원, 6조5,000억원에 달해 지난해 보다 각각 21%, 58%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차도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8.9%, 93.7% 늘어날 전망이다. ◇녹색성장 테마열풍=올해 증시를 뜨겁게 달군 이슈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린(Green)'이다. 녹생성장을 기반으로 한 정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2차전지와 LED 테마주들이 큰 관심을 끌었다. 여기에 자전거와 원자력 관련주까지 가세하면서 그야말로'그린테마'가 한 해를 풍미했다. 2차전지 수혜주인 LG화학과 삼성SDI 등의 주가가 폭등했고, 서울반도체 등도 LED 기대감에 5배 가량 급등했다. 자전거 테마주는 거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정부와 지자체들이 잇따라 자전거산업 육성 정책을 공표하자 삼천리자전거 주가가 한때 5배 이상 치솟았다가 큰 폭의 조정을 받기도 했다. ◇펀드 환매 10조원 육박=펀드자금 시장은 올해 내내 '유출'이란 단어에 익숙해져야만 했다. 지난해 주가폭락으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올해는 주가가 오르자 속속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펀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빠져나간 자금은 국내 주식형에서 2조5,000억원, 해외펀드에서 7조원 등 총 9조5,000억원에 이른다. 펀드 환매가 지속되면서 투신 등 기관들은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탄 부족으로 연중 내내 매도에 치중할 수 밖에 없었다. ◇한계기업 퇴출 행진=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3개사가 증시에서 사라졌다. 이 가운데 코스닥에서만 65개사가 철퇴를 맞았다. 코스피 기업들은 18개사에 달했는데 감사의견 거절이 9개사로 절반을 차지했다. 특히 코스닥기업들은 올해부터 상장폐지실질심사제도가 도입되는 등 퇴출기준이 강화되면서 14개사가 퇴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코스닥의 14개사들이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에 돌입하는 등 '클린 코스닥'을 향한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자본시장법 전격=금융투자업간의 벽을 허물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자본시장법이 시행됐다. 지난 2월 4일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상품 포괄주의 규율체제를 도입되고, 금융투자회사의 업무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특히 고객 알기 의무, 적합성원칙, 설명의무 등 새로운 투자자보호 준칙이 제정, 시행됐다. 그러나 아직까지 인수합병(M&A)을 통한 대형 투자은행의 출현 움직임이 없는 데다 업종간의 벽을 허물면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던 창의적인 신상품도 출현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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