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의 본청약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전예약 당시 발표한 일정대로 본청약을 진행한다는 것이 정부 방침이지만 토지보상이 지연되면서 착공시기가 계속 늦어져 본청약 일정도 연기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8일 국토해양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4곳 가운데 토지보상이 마무리된 곳은 서울 강남과 서초 등 단 2곳이다. 이들 2개 지구는 지난해 12월부터 보상이 시작돼 대부분 완료됐다. 국토부는 서울 강남 A2, 서초 A2블록에 대해서만 이달 중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고 다음달 초 본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반면 고양 원흥과 하남 미사는 여전히 토지보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지난 7월부터 보상을 시작한 고양 원흥은 현재 50% 정도만 보상비가 지급됐다. LH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3개 지구에 풀린 보상금 규모는 1조1,000억원가량"이라며 "채권 20%, 현금 80% 정도 비율로 보상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하남 미사는 상황이 심각해 적정 보상금 규모 및 지급방법 등을 놓고 지역주민과 LH가 갈등을 빚으면서 협의보상이 지연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2차, 3차 지구 등 앞으로 추가 공급될 다른 보금자리주택 지구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토부는 토지를 강제 수용해서라도 보금자리주택 착공 및 본청약을 밀어붙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들이 집단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난항이 예상된다. 한편 시범지구의 토지보상비 규모가 7조원에 이르는 등 지금까지 지정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나갈 보상비 규모가 이미 20조원을 웃돌아 재정난을 겪고 있는 LH의 부담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