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참 빨라요. 이 작품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라니. 한국 어머니의 힘은 정말 대단해요. 이 만큼 살게 된 것도 우리 어머니들의 힘 아니겠어요? 전쟁이다, 징용이다. 자식들을 보내 놓고 어려운 시절을 견뎌 낸 것이 어머니의 힘이잖아요. 나라를 이 만큼 만든 것도 그렇고…" 배우이자 환경부 장관을 지낸 손숙(65ㆍ사진)씨가 16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기자와 만나 연극 어머니 주연을 맡은 후 10년간의 소회를 밝혔다. 전쟁등 어려움 이겨내고
이만큼 살게된건 어머니 힘 '순수예술' 연극 발전위해
정부 지원책 마련해주길
그는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연극으로 큰 돈을 벌겠다는 생각이라면 당장 그만둬야 한다"며 "연극은 기계로 찍어내는 게 아닌 '핸드 메이드'이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순수예술에 대한 지원 정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인 출신으로 장관을 지낸 경험 때문인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애정도 감추지 않았다. 그는"사석에서 유 장관을 가끔 만나는데 같은 문화예술인으로서 그분이 잘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임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장관에 관한 얘기 끝에 화제가 자연스레 정치 쪽으로 옮겨갔다. 그는"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며"하지만 도움을 많이 줬던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 같은 분이 청하신다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여운을 남겼다. 손씨는 "정 최고위원과는 개인적으로 오랫동안 각별한 인연을 맺어 왔다"며 "그 분은 축구 뿐 아니라 연극계를 위해서도 많은 도움을 주신 분이기 때문에 도울 거라면 화끈하게 돕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면서도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 때 정 위원을 도왔는데 사실 상대편 후보였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님과도 친분이 있었기에 당시 정 장관님께 미안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며 "그렇지만 나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그 어떤 정당에도 당적을 가져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정치하겠다는 생각 없지만
정몽준의원이 청한다면… 결혼정보사업 취지도 좋아
대표이사 활동에 큰 보람 그는 이어 "노무현 정권에서 활동한 문성근씨나 명계남씨를 무조건 비난하는 분들도 있는데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했다는 점에서 용기 있는 분들이라고 본다"며 "정치적으로 자기 신념을 지켰지만 오히려 지금 더 손해를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는 이야기도 잊지 않았다. 손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활동하는 결혼정보사업과 관련"요즘 결혼을 하지 않고 자녀도 낳지 않는 젊은이들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남녀를 맺어주는 사업은 시장성 뿐 아니라 그 취지도 좋기 때문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오는 24일부터 한달간 연극 '손숙의 어머니'를 무대에 올리는데 올해가 만 10주년 기념 공연이라 감회가 새롭다"며 "많은 분들이 어려운 시대를 이겨낸 우리 어머니의 모습에서 위로와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