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이 뛴다 SK] SK엔 '중국지사' 가 없다?

"중국인의 눈으로 중국 공략해야"<br>신속한 상황대응·의사결정 위해<br>지사대신 사업본사 현지로 이전

SK그룹은 올해 중국에 중국통합법인을 출범하는 등 중국 시장공략에 모든 역량을 투입한다. 중국 심양에서 운영 중인 SK네트웍스의 주유소 모습.

SK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 시장 공략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로 집약된다. 실제 SK그룹은 더 이상 '한국 본사', '중국 지사'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한국 사업', '중국 사업'이라는 말만 통용된다. 한국을 본사로 생각하고 중국을 지사로 생각한다면 중국 시장 공략에 성공할 수 없다는 최태원 회장의 생각에 따른 것이다. 최 회장은 "중국 지사는 중국 사업을 한국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나오는 개념"이라며 "한국 보다 시장도 더 크고, 성장성도 있는데 중국을 지사로 보고 한국을 본사로 규정하면 중국 사업에서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 사업은 한국 관점에서, 중국 사업은 철저히 중국 관점에서 바라보고 추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SK그룹 각 관계사들은 사업본사를 중국으로 대거 이전하고 있다. 현지에 사업본사를 둬 현지 시장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빠른 의사결정을 통해 시장공략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SK텔레콤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SK텔레콤 C&I 헤드쿼터를 중국으로 이전했다. SK텔레콤은 이에 앞서 지난 2008년부터 중국사업의 현지화를 위해 다양한 중국 업체와 사업협력을 강화해왔다. 지난 2008년 2월 중국 GPS업체인 E-eye까오신을 인수해 텔레매틱스 사업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고, 지난해 3월에는 TR Music에 지분을 투자하고 경영에 참여함으로써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진출했다. SK네트웍스는 글로벌 전략 추진의 신속성과 현지 완결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스피드메이트, 소비재, 철광석 등 관련 사업본사(BHQ)를 중국에도 신설했다. 특히 철광석 BHQ는 최근 캐나다 CLM사로부터 10년간 총 1,000만톤을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확보한 전체 물량 중 절반 가량을 한국과 중국의 철강 회사에 직접 공급할 계획이다. 또한 나머지 물량은 중국의 철광석 물류 중심지에서 인도산 저품위 철광석과 섞어 중국 제철소를 대상으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SK증권도 올해 중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업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중국 통합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이현승 SK증권 대표는 "중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조직을 신설하고 전문인력을 배치하는 등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SK에너지 화학 CIC도 중장기적으로 기능을 중국으로 옮길 방침이다. 중국에서 화학 CIC가 전체매출의 30% 가량을 올릴 정도로 전략적인 시장으로 부상한 만큼 앞으로 사업본사 이전 등 현지화를 통해 성과를 내겠다는 것이다. 현재 SK에너지 화학 CIC의 전체 임직원 1,100명 가운데 66명이 중국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인력을 더욱 보강할 계획이다. 그룹 한 관계자는 "기존 기업들이 주장해왔던 '철저한 현지화'의 개념을 뛰어넘어 '현지 본사화'를 통해 시장공략에 나설 계획"이라며 "빠른 의사결정과 신속한 시장대응력이 중국 진출기업들의 승패를 가르는 만큼 본사 기능을 중국으로 옮기는 것이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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