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신협ㆍ새마을금고도 '동방' 불똥

신협ㆍ새마을금고도 '동방' 불똥 [위기의 2금융권]<中>무풍지대는 없다 일시적이긴 하지만 동방금고사건 이후 금고업계에서 일어난 예금인출 사태는 내년 예금부분보장 제도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극도의 불안감에 빠져 있는 금융거래자들의 심리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객들은 이제 조금이라도 불안을 느끼면 가차없이 예금을 빼내간다. 올들어 불법여부를 떠나 크고 작은 금융사고가 발생하거나 부실의 꼬리가 잡힌 신용금고들은 예외 없이 예금인출 사태로 문을 닫았다. 심지어는 사건 연루 금고와 이름이 비슷하거나 인근에 위치해 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들로부터 외면 받는 사례까지 발생하곤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신용금고와 유사한 성격의 서민금융기관인 신협과 새마을금고에도 동방사건의 파장이 직접적으로 미치고 있다. 고객들은 이들 역시 그동안 각종 금융사고들로 얼룩져 왔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하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연초 나라종금 퇴출 이후 줄줄이 나가떨어진 종금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신용금고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의 수신규모를 갖고 있던 대형 종금사들마저도 고객들이 등을 돌리자 일순간에 무너졌다. 특히 거액예금을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탓에 예금부분보장제 실시를 앞둔 연말이 벌써부터 두렵다. ◇신협도 `무풍지대' 아니다=지난달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신협의 부실 원인은 대부분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지방신협의 경우 이사장 아들이 신협내에 별도의 사무실을 차려놓고 사채놀이를 해 온 것으로 드러났고, 간부들이 고객돈을 자기돈처럼 유용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특히 사고가 난 신협의 경우 대부분의 임직원이 친인척으로 구성돼 상호견제기능이 상실되는 등 후진적 경영구조를 지녔다는 점에서 대주주 불법대출로 물의를 일으킨 일부 금고들과 흡사하다. 이로 인해 신협에는 지난 98년 이후 무려 1조4,000억원 이상의 공적자금이 투입됐다. 신협 관계자는 “결속관계가 탄탄한 조합원으로 구성된데다 예금자체도 소액예금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일부 금고에서 일고 있는 예금인출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신협수가 1,300여개에 이르는 만큼 빈번한 금융사고를 완전히 차단하기는 힘든 실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신협관계자도 “아직 옥석이 가려지지 않은 신협이 대다수여서 우리 역시 `무풍지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도 우려감 확산=금고와 영업행위가 가장 유사한 새마을 금고는 동방금고 사고가 확대되는데 대해 깊은 우려감을 보이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전체 2,000여개 금고 가운데 자산이 50억원 미만인 금고가 500개를 넘고, 10억원 미만인 곳도 120여개에 달하는등 대부분 영세하다는 점에서 경영부실의 위험성을 항시 안고 있다. 이로 인해 새마을금고 역시 엉성한 감독구조는 곧잘 대형 금융사고로 이어졌다. 가장 최근에는 고객이 맡긴 예금 54억여원을 빼돌려 호텔업 운영과 사채놀이까지 해온 30대 새마을 금고 부장이 검찰에 잡히기도 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고객들의 예금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부터 예금보장한도를 현행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기로 하는등 영업행위에 전력을 쏟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사고가 생겨 걱정”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새마을금고의 경우 안전기금을 자체적으로 조성, 예금을 보장해주고 있기 때문에 보장한도를 올리면 그만큼 기금을 확대해야 되는 부담도 안고 있다. / 이진우기자 rain@sed.co.kr 김민열기자 mykim@sed.co.kr 입력시간 2000/10/27 17:25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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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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