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법인세 인하와 사회기반시설 투자 등 성장정책을 통해 올해 8.5%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인도 정부는 17조8,000억루피(약 317조원) 규모의 2015 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 예산안을 발표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조세제도 개편이다. 인도 정부는 기업투자 활성화를 위해 현행 30%인 법인세율을 4년 안에 25%로 낮출 방침이다. 또 순자산 300만루피(5,300만원) 이상 자산가에게 부과하던 부유세를 폐지한다. 대신 기존에 30%의 세율이 적용되던 연 소득 16만루피가 넘는 고소득층에게 2%의 추가 세율을 부과한다.
내년 4월1일부터는 일반판매세(GST)제도를 도입한다. 이는 각 지방별로 서로 다른 세금제도를 전국 단위로 일원화해 불투명한 조세행정을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인도 정부는 세제개편과 더불어 도로·철도·항만 등 기반시설 투자 예산을 전년보다 7,000억루피 증액하기로 했다. 국방 예산은 전년보다 11%가량 늘린다.
눈에 띄는 것은 모디 정부가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재정적자 축소 시기를 연기했다는 점이다. 기존 2015년 재정적자 목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3.5%였으나 이번에 3.9%로 완화했다. 또 재정적자 3% 달성 시기도 당초 2016년에서 2017년으로 늦췄다. 아룬 자이틀레이 재무장관은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인도가 도약할 기회"라며 "올해 8~8.5%의 경제성장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예산안은 모디 총리가 지난해 5월 집권한 후 '모디노믹스'를 전면적으로 반영한 첫 예산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모았다. 국내 산업계와 외국인 투자가들은 긍정적인 방향이라는 대체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개혁 수준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스럽다는 반응도 나왔다.
아제이 슈리람 인도 산업협회장은 "엄청난 변화는 없지만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예산안 발표 이후 인도 센섹스지수는 0.5% 상승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속한 민영화와 고비용 보조금 폐지와 같은 '빅뱅' 개혁은 없었으며 세제개혁안의 구체성도 미흡했다고 분석했다. WSJ는 사설에서 "모디 정부의 개혁의 핵심은 투자확대보다 노동·토지제도 등의 규제완화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