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강등(A-→BBB+) 악재를 만난 대한항공(003490)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당초 18일에서 이달 말로 연기했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예정했던 3년물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못했다. 이는 회사채 발행을 위해 필요한 신용평가 결과가 전날에서야 나올 정도로 늦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전일 나란히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한 계단 강등했다. 한국기업평가의 한 관계자는 "대한항공 측에 지난 13일 신용등급 하향을 통보했으며 대한항공이 재심을 청구했다"며 "그 결과가 17일 오후 늦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전날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저비용항공사 등 경쟁 심화로 시장지배력과 수익창출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2017년까지 항공기 60대를 새로 도입할 예정이고 미국 윌셔그랜드호텔 재건축 등 호텔·레저 분야 사업다각화를 위한 투자가 진행 중이라 재무안정성 개선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대한항공과 주관 증권사 측은 신용등급이 조정된 만큼 희망금리 밴드 조정 등을 거쳐 19일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이달 안으로 수요예측을 재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발행금리 상승도 예상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8일 현재 신용등급 'A-' 회사채 3년물의 시가평가금리는 3.019% 인 반면 신용등급 'BBB+' 회사채 3년물의 시가평가금리는 5.508%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대한항공 측이 추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연간 약 49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손소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절대금리 매력에 따라 회사채 등 크레디트 채권에 대한 선호가 지속되고 있지만 등급 하락에 따른 발행금리 상승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