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15일 "한은의 올 경제성장률 전망 3.9%는 보수적으로 본 것"이라고 말해 실제 성장률은 4%를 훨씬 넘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 수출과 설비투자가 호전돼 성장세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전 총재는 이날 한국정학연구소 초청 조찬세미나에서 '2002년 경제여건과 전망'이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이같이 예상했다.
올해 물가에 대해 그는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안정 등에 힘입어 수요 압력이 본격화하지 않을 것인 만큼 3% 정도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총재는 또 "경상수지는 수출호전에도 불구하고 경기회복에 따른 수입 증가세 확대와 서비스 수지 악화 등으로 흑자 규모가 연간 50억달러 정도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의 경우 국채 및 예보채 발행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기업자금 수요가 크지 않고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도 줄어 대체로 기업의 자금사정이 원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총재는 서울은행 처리와 관련, "단순 매각보다는 우량은행과 합병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확실한 생존모델을 찾고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는 "경기에 긍정적ㆍ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선거가 경기를 호전 또는 악화시킬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전 총재는 이어 지난 80년대 중반 이후 사례를 볼 때 선거와 국제 스포츠 행사로 인해 물가가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는 근거도 찾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의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