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가 칭송한 '청년 카라얀'

세계가 칭송한 '청년 카라얀' 서울서 실내악단 데뷔무대갖는 유 종 “굉장한 지휘 실력… 그가 지휘하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1950년대의 젊은 카라얀을 연상케 한다”(영국 음악평론가 빌 뉴먼). 한국 출신의 젊은 지휘자 유 종은 지난 1993년 영국의 대표적 교향악단인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를 처음 지휘한 이래 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런던 데뷔 무대를 갖고, 이후 치체스터 축제, 얼버러 축제, 한-영 교류 200주년 기념 연주회를 필하모니아와 같이 하면서, 카라얀을 떠올리게 할 만큼 강한 인상을 세계 음악계에 각인시켰다. 오는 11월 4일 오후 7시30분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자신이 이끄는 실내악단 `카메라타 코레아나'의 서울 데뷔무대(공연문의 02-583-6295)를 가질 예정인 유 종을 서울 인사동에서 만났다. 유 종의 설명. “말 그대로 그림 같다고 할까요. 카라얀의 `전람회의 그림'은 매우 회화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카라얀 지휘의 연주를 듣다 보면 마치 전람회장에 들어와 있는 것 마냥 생생한 세계로 빠져들게 되죠”. 유 종과 카라얀에 비견되는 이유는 카라얀의 음악 이력과 연주 세계와 연관이 있다. 카라얀은 1950년대 필하모니아를 이끌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베를린필하모니오케스트라로 옮겨 정상의 위치를 확고히 굳혔다. 필하모니아에서 카라얀을 유명하게 한 작품이 바로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그 작품을 연주하는 유 종의 모습이 카라얀의 역량과 연주에 견줄 만 했다는 얘기다. “여러 곡이 연주되는 콘서트에서 이렇게 한 작품이 두드러지게 인상적이다 보면 자칫 전체의 조화를 잃기 십상인데, 카라얀은 한 곡 한 곡을 특색있게 연출하면도, 콘서트의 큰 틀을 조화롭게 이끌어가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죠”. 유 종이 추구하는 음악 세계와 지휘 철학을 읽을 수 있었다. 필하모니아와 유 종의 인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미 15장의 CD를 함께 녹음했으며, 이 중 6장의 음반이 출시됐다. , 홀스트의 「혹성 작품32」와 「일본조곡 작품33」는 그라모폰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올 가을에는 R.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돈키호테」를 담은 새 음반을 내놓기도 했다. “나머지 9장의 음반을 더 출시하려면 앞으로도 4년간은 필하모니아와 협력을 이어가게 되겠죠”. 향후 계획에 대한 유 종의 대답이다. 유 종은 한국인 지휘자 가운데 처음으로 동구권에서 활동한 인물이라는 점에서도 의미 있는 자취를 남겼다. 그는 지난 89년 한국-헝가리 수교 기념 연주회를 부다페스트와 서울에서 각각 지휘했으며, 이후 헝가리와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활동했다. 국내에선 83년 국립극장에서 지휘자로서 첫 연주회를 가졌으며, 부산시향ㆍ수원시향ㆍKBS교향악단ㆍ서울시향 등을 지휘했으며, 올해 초까지 2년간 상임지휘자로 울산시향을 이끌었다. “사실 아버님의 정칸 역정 때문에 저 역시 박정희 정권 때부터 수많은 고통을 겪었죠.” 유 종의 부친은 60년대 후반 야당 총재를 지냈던 현민 유진오 박사. “미국 유학 중이던 19살 때 갑자기 군에 강제징집 됐어요. 법적으로 미성년자인데도 말이죠. 당시 첼로를 전공하고 있었는데, 군에서 심한 구타로 양 손을 못쓰게 돼 연주자로서의 꿈은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때 생각이 계속 떠오르는 듯 “도대체 자식에게까지 그럴수가…” 아픈 기억에 대한 술회는 계속 이어졌다. “정치인 아들이 왠 음악가냐구요?” “아버님도 음악에 조예가 깊은 분이셨어요. 1938년 동아일보에 연재한 장편소설 `화상보'는 파란만장했던 여류 음악가에 대한 이야기였죠” 유 종은 내달 4일 `카메라타 코레아나'의 서울 연주회에선 자신이 직접 새롭게 편곡한 바흐의 `파사칼리아와 푸가 다단조', 라흐마니노프의 `비가', 차이코프스키의 `피렌체의 추억 작품70' 등을 들려준다. “22명의 단원으로 실내악단 치곤 규모가 큰 편인 `카메라타 코레아나'는 오케스트라를 방불할 만큼 힘차고 웅장한(?) 선율을 선보일 겁니다.” 연주회를 앞 둔 유 종의 각오다. 입력시간 2000/10/23 17:1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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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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