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중기청 출신의 총선주자들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 고위직 출신들의 출마 선언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그 가운데서 이현재 중소기업청장, 허범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등 중소기업청 출신의 인사들이 눈에 띈다. 이들 모두는 중소기업 정책 전담부서의 근무경험을 살려 “기업하기 좋은 환경 만들기에 앞장서겠다”는 출마 명분을 내걸었다. 특히 근무 당시 직접 중소기업의 생산현장을 돌아다니며 봐왔던 실상을 개선하고자 뛰어들었다고 강조한다. 몇몇 인사들은 방문했던 수많은 중소기업 가운데 성공하거나 실패했던 사례를 모아 중기정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책을 펴내는 등 표심 공략을 위해 중소기업 전문가임을 표방하고 나섰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중소업계는 일단 대환영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풍부한 실물경제 경험과 다양한 중기관련 정책 노하우를 가진 관료 출신들이 국회에 입성한다면 가장 현실적인 중소기업 법안을 쏟아낼 것으로 기대되는 까닭이다. 그러나 출마 명분을 살펴보기에 앞서 집고 넘어가야 할 대목들이 많다는 지적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최근 들어 경기침체 등 악화되는 외부환경으로 중소기업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고충이 계속 터져나온다는데 정작 현직 관료로 있을 때 해야 할 일들을 국회에 들어가 풀어보겠다는 의도가 이해가 안 된다는 것이다. 중소업계 일부에서는 이들 고위직 출신들이 진정으로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한 열정이 앞서기보다 방문했다는 수많은 중소 제조업체들을 단순히 표밭으로 생각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전문가임을 내세워 국회에 입성해보려는 생각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더욱이 이들 모두가 국정운영 실패라는 지적을 받는 현 정부의 관료 출신들이면서 그동안 야당으로서 자신들이 집행했던 정책에 반대입장던 한나라당의 후보로 공천을 신청했다는 것. 한나라당의 공천 경쟁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만큼 지금 분위기로는 한나라당의 후보로 나서면 무조건 당선 될 것처럼 보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위직 관료출신의 총선 출마 러시, 뚜렷한 명분과 철학 없이 자신의 이익만을 좇는 변신이 아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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