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중사례로 본 한보철강 공기업화 문제점

◎추가투자막대 「경제블랙홀」 우려/현대양행 예상 2배 8천억이나 쏟아부어/10조원대 소요될듯… 흑자전환도 기대난한보철강의 국민기업화가 논의 되면서 타당성 여부를 떠나 과연 한보철강이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결론은 한보철강의 정상화를 위해선 현재 투입된 5조원이상의 추가 부담이 불가피하고 결국은 국민부담의 누증을 유발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공장가동도 2∼3년이상 걸릴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않아 한보철강은 엄청난 자금만을 빨아먹는 한국경제의 불랙홀이 되어 표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관련, 지난 80년 부실기업이라는 멍에를 지고 공기업으로 전환됐던 현대양행(현한국중공업)의 처리과정은 여러모로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현대양행 역시 과도한 시설투자가 화근이었다. 76년 창원종합기계공장의 착공으로 시작된 공장은 80년에 이르면서 당시 예정됐던 총 투자자금 3천8백억원 가운데 자기자금은 2백50억원에 불과했고 부채만 5천2백억원을 넘어섰다. 이때 현대양행측에서 요구했던 추가지원규모가 3백억여원에 불과했던 점은 매우 시사적이다. 현대양행은 결국 재벌그룹들이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중공업으로 이름을 바꿔달며 공기업으로 전환된다. 흐름상 지금까지의 한보철강 처리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80년 당시 정부는 한국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투자해야 할 돈으로 자본금 출자분 3천3백억원과 운영자금 1천5백억원 등 모두 4천8백억원을 상정했다. 그러나 실제 경영안정화가 이루어지기까지 추가적으로 소요된 자금은 8천억원을 넘어섰다. 정부의 예상보다 2배이상 더 많은 돈이 투입된 셈이다. 76년에 착공된 창원종합기계공장은 6년이지난 82년에야 완공되고 이과정에서 주인이 없어진 현대양행의 처리과정이 정부주도로 이뤄지면서 비경영적인 요인이 가세돼 훨씬 많은 자금이 투입됐음은 물론이다. 한보철강이 정부 검토안대로 국민기업으로 전환된다면 이와 비슷한 수순을 밟게 될 것이 뻔하다. 하지만 한보철강의 경우는 현대양행에 비해 상황이 훨씬 더 악화되어 있으며 이로써 똑같은 잣대로 공기업 전환효과를 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상가동을 위해선 공장건설은 무론 배후 및 항만시설 등 기반시설에 추가적으로 투입해야 할 자금규모가 공장건설비에 버금가는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인데다 설사 공장이 완성돼 가동에 들어가더라도 향후 철강산업의 시장성이 그리 밝지 않다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때문이다. 우선 공기업 전환과정에서 소요되는 투하자금 규모가 결코 만만치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정부는 당진제철소의 연내완공을 위해 채권금융단을 통해 1조원 상당의 건설자금을 추가지원 할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자금지원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경영정상화에 소요되는 기본자금과 함께 그동안 누적적자에 따른 금융비용, 영업 보전을 위한 운용자금 등을 합칠 경우 앞으로 수조원대의 자금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경기 악화로 당분간 적자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금융비용까지 환산할 경우 한보철강의 추가 소요자금은 매년 7천억∼8천억원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총대를 메고 지원에 나설 경우 이것 저것 합쳐 대략 10조원에서 15조원이상으로 지원액수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공기업으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향후 수익성이 그리 밝지 않다는 점 역시 문제로 꼽힌다. 어렵사리 살려놓긴 했지만 정작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를 국민적 부담을 지면서까지 지원해줄 까닭이 있느냐는 반문인 셈이다. 한보철강의 코렉스공법은 현재 남아공(연30만톤)과 포철(60만톤)밖에 없는데다 모두 경제성이 떨어져 정상가동을 못하고 있다. 제선공정의 단가도 코렉스(톤당18만워)가 고로방식(12만원)의 50%이상 비싼 형편이다. 결국 한보철강의 공기업화는 정부의 지원가능성과 향후 수익성이라는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 방안과도 크게 상치되는 대목이다.<이종석> ◎한중 일지 1962. 9 (주)현대양행설립(자본금 5백만원) 1976.11 창원종합기계공장 착공 1978. 4 발전설비 3원화(현대 및 대우추가) 1979. 3 〃 4원화(삼성추가) 1980. 8 정부의 중화학투자조정에 의거, 발전설비제작 및 건설중장비 한중으로 일원화 1980.10 한은,외환은,산은이 자본참여 1982. 6 창원종합기계공장 준공 1983. 8 창원중장비공장 삼성에 매각 1983.10 군포공장 금성전선에 매각 1988. 2 한중민영화 결정 1988. 9 관계장관회의에서 민영화 방침확정 1989. 5 공개입찰에 의한 민영화 백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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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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