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소는 서비스를 상품으로 파는 기업이다」정보통신부 산하의 출연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정부와 연구기관의 관계를 「고객」과 「기업」으로 재설정할 것을 천명,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효석(金孝錫) KISDI원장(사진)은 2일 정통부 대회의실에서 전직원을 대상으로 특강을 갖고 『앞으로 KISDI와 정통부의 관계를 고객과의 관계로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金원장의 발언은 최근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대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KISDI가 선도적으로 「출연연구소의 독립」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돼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그동안 「정부의 수족(手足)」으로 치부되면서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출연연구소가 정부에 대해 「받은 만큼 최선을 다해 서비스상품을 파는 기업」이라고 외친 것이다.
金원장은 『출연연구소가 과거와 같이 산하기관으로 존재하면 정부의 요구에 따른 단발성 연구에 치중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고객과의 관계로 전환하면 쌍방향 연구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정부가 요구하는 단기성 과제 외에 연구소가 독자적으로 과제를 찾아 제공하는 「신상품 독자개발」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金원장은 『우리나라 출연연구소들은 부처별 산하기관으로 나뉘어 있어서 분절화된 연구를 수행할 수 밖에 없다. 반면 연구소의 자율성이 강화돼 독자적인 연구과제를 생산할 수 있는 공간이 확대될 경우 특정 소관부처 외에 범부처적, 전방위적인 정책연구 지원이 가능해진다』고 문제와 대안을 제시했다.
KISDI는 金원장의 새로운 방침에 따라 연구소 운영목표를 민간기업처럼 「고객만족」으로 정했다. KISDI가 제공한 연구결과에 대해 각 부처의 만족도를 평가하여, 연구원들의 성과급에 반영키로 했다. 金원장의 KISDI 개혁이 전 출연연구기관의 새로운 위상 정립에 얼마나 반영될지 주목된다. 【이재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