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이 돼 날아오는 도전을 막아내라.' 아테네올림픽에서 사상 첫 남자 개인전 우승을 노렸던 한국 남자 궁사들이 해외에 진출한 한국 지도자들이 길러낸 선수들에게 발목을 잡혀 메달권에 진입하지 못한것을 거울삼아 국기 태권도도 '부메랑 효과' 경계령을 발동했다.
26일부터 나흘 간 팔리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태권도에 출전하는 60개국 중한국 출신 태권사범들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나라는 전체 출전국 중 3분의 1이 넘는23개 팀.
주최국 그리스 태권팀을 이끄는 오영주 감독과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맡고 있는 윤순철 감독을 비롯해 스페인(김영기), 미국(김철호), 모로코(김상천), 호주(정진태), 뉴질랜드(오진근), 태국(최영석), 캐나다(정우영) 등 A급 해외사범들의 지도를 받은 팀들의 전력이 만만찮다는 분석이다.
남자 68㎏급의 송명섭(경희대)은 윤순철 감독이 받아차기의 비결을 집중 주입한카를로 몰페타(이탈리아)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2001년 제주 세계선수권 2위 몰페타는 지난해 대구유니버시아드에서 조바로(경희대)를 침몰시키고 금메달을 땄던 강호로 송명섭은 대학 선배 조바로를 대신해 설욕을 벼르고 있다.
여자 57㎏급의 장지원(삼성에스원)은 오영주 감독이 4년 간 공들여 조련해온 작년 독일 세계선수권 페더급 우승자 아레티 아타나소풀루(그리스)가 경계 대상 1순위.
또 세계선수권 3연속 3위에 오른 소니아 레예스(스페인)도 한국의 김영기 감독이 만들어낸 작품이고 미국의 김철호 감독이 키운 175㎝의 동급 최장신 흑인선수 니아 압달라도 쉽게 볼 상대는 아니다.
고교생 태권스타 황경선(서울체고.여자 67㎏급)은 김상천 감독이 내세운 비장의무기 무나 베나브데라술(모로코.작년 세계선수권 3위)에 맞서 기선을 제압해야 한다.
한국 태권도의 대들보 문대성(삼성에스원)도 남자 80㎏이상급에서 한때 강승수코치의 지도를 받았던 라이벌 파스칼 젠틸(프랑스)을 상대로 시원한 발차기를 선보인다.
김세혁 태권도대표팀 감독은 "각국 대표팀을 맡고 있는 해외사범들 중에는 고등학교, 대학 후배들이 많다"며 "한국 사범의 우수한 지도법 덕에 다른 팀들의 실력이많이 향상됐지만 종주국의 자존심을 걸고 한 수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오영주 감독이 지도한 그리스의 태권도 영웅 미칼리스 무르초스(남자 58㎏급)는 한국 선수가 이 체급에 출전하지 않아 맞대결을 벌이지는 않지만 시드니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태권도 개막 첫 날 2연패의 위업에 도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