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숙명적 대결' 펼쳤던 역사적 인물들

■ 라이벌 한국사 / 김갑동 지음, 애플북스 펴냄


역사의 중요한 순간에는 항상 대립되는 인물이 있다. 삼국통일 막바지에는 김춘추와 연개소문이 있었고,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는 이순신과 원균이 그리고 일제 침략시대에는 민용환과 이완용이 있었다. 대전대학교 박물관장은 흥미진진한 영웅들의 삶과 숙명적인 대결을 통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지혜를 제시하고, 그들에 대한 오해나 간과된 역사적 사실을 추적한다. 저자는'영웅 대 악인''승자와 패자'로 도식화되는 흑백논리식 역사 인식을 반성하고 객관적 시선으로 역사적 인물들을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책은 영웅들의 삶과 그들의 숙명적인 대결 속에서 오늘날에도 유용한 지혜를 찾는다. 나아가 역사 속 인물에 대해 오해와 간과된 사실이 없는지 날카롭게 파헤친다. 대표적인 사례 한가지를 보자. 민족의 수치인 을사조약 체결 당시, 민영환과 이완용은 대조적인 자세를 취했다. 민영환이 자결한 반면 이완용은 친일로 부귀 영화를 누렸던 것. 오늘날 우리는 그들을 완전히 상반되게 평가하고 있다. 도발적 견해일 수 있으나 저자의 양자의 행적을 통해 이 같은 평에도 다시 곱씹어볼 대목이 있다는 주장이다. 이밖에도 14가지 역사적인 라이벌 대결로 언급되는 사례들은 독자들이 몰입하기에 손색 없다. '외나무다리에서 만난 라이벌들' 편에선 김구 선생과 이승만 전 대통령이 맺은 일화들이 상세하게 소개한다. 또한 '딜레마에 빠진 라이벌들' 편에선 영웅 중심의 역사 서술과 오해 속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과 인물들을 조명한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위하고 세조로 즉위한 것에 대해 성삼문과 신숙주는 정반대의 태도를 보였다. 성삼문은 의리와 충절의 대명사로 추앙 받지만 신숙주는 개인의 영달을 위한 기회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그렇지만 저자는 당시의 시대 상황 속에서 두 사람의 선택을 살펴봄으로써 충신과 반역자라는 이분법적 평가에 문제가 없는지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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