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방문 첫날인 14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13개 항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선언문에는 중국이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지지하고, 양국간 교역 증대 등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05년 WTO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미 유럽연합(EU)의 지지를 받아둔 상태지만, 가입을 확정 짓기 위해서는 아직 미국과 일본 등 주요 경제국들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양국 정상들은 또 향후 경제 교류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오는 2010년까지 교역규모를 600억달러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양국간 교역규모는 지난 해 보다 30% 늘어난 200억달러 수준이 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에너지와 항공, 첨단 기술 분야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선언문에는 그러나 그 동안 관심을 끌었던 시베리아 송유관 노선과 관련된 내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로부터 안정적인 원유 공급을 받기 위해 시베리아 송유관 노선 유치를 위한 막판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중국은 러시아가 이미 내부적으로 확정한 시베리아-일본 노선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이에 대한 분명한 언급을 회피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