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 코스(파73∙7,411야드)에서 열린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570만달러).
1∙2라운드 경기를 잇달아 치른 이날 최대 관전 포인트는 더스틴 존슨(29)과 버바 왓슨(35∙이상 미국)의 호쾌한 장타 대결이었다. 오른손잡이 존슨과 왼손잡이 왓슨은 미국 PGA 투어의 대표적인 '괴물 장타자'들이다. 지난해 기록도 막상막하였다. 드라이버 샷 평균거리에서는 왓슨이 1위(315.5야드), 존슨이 4위(310.3야드)로 근소하게 앞섰지만 400야드 이상 기록 횟수에서는 존슨이 11회로 왓슨(8회)을 능가했다.
이날 36홀을 함께한 맞대결에서는 존슨이 판정승을 거뒀다. 존슨은 1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공동 선두에 나선 뒤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6타를 몰아쳐 단독 선두(중간합계 11언더파)를 달렸다. 왓슨은 7언더파 139타(70∙69)로 존슨에 4타 뒤진 단독 3위에 올랐다.
존슨과 왓슨의 '로켓포 대결'은 바람이 약간 잦아든 2라운드에서 불꽃을 튀겼다.
지난해 세인트주드 클래식 우승으로 이 대회 출전권을 받은 존슨은 정확도까지 겸비한 샷으로 멋진 장면을 여러 차례 만들어냈다. 특히 가공할 장타를 앞세워 후반 9홀에서만 4차례나 이글 퍼트를 시도했다. 존슨은 12번홀(파4)에서 티샷을 그린 입구까지 보낸 뒤 퍼트를 2차례 사용해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14번홀(파4)에서는 드라이버 샷을 그대로 그린에 '원 온'시켜 역시 손쉽게 버디를 추가했다. 마지막 내리막 경사의 18번홀(파5)에서는 353야드 티샷을 날린 뒤 242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핀 1.5m에 붙여 이글을 작렬, 개막전 우승의 기대를 부풀렸다. 마스터스 챔피언 왓슨은 바람과 느린 그린에 다소 애를 먹었지만 샷 거리에서만큼은 밀리지 않았다.
은퇴를 준비 중이라는 베테랑 스티브 스트리커(47∙미국)는 18번홀 어프로치 샷 이글 등 2라운드에서만 6타를 줄여 3타 차 2위(합계 8언더파)로 존슨을 추격했다. 스트리커는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이다.
지난해 한국계 최초로 PGA 투어 신인왕에 오른 재미교포 존 허(23)는 출전선수 30명 가운데 공동 10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게 됐다. 1라운드를 이븐파로 마친 그는 2라운드에서 2타를 줄여 중간합계 2언더파를 마크했다. 악천후 때문에 54홀 경기로 축소된 이 대회는 9일 최종 3라운드를 펼쳐 우승자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