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보험사 반발에 CEO 소집한 최수현

"민원 절반 축소 부담 아닌 도움 되라는 것"


"보험사에 부담이 아니라 도움이 되라는 뜻입니다."

최수현(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자신의 보험민원 절반 감축 강조가 업계의 반발을 부르자 보험사 관계자를 만나 이같이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복수의 보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최 원장은 주요 보험사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원인을 줄이면 보험회사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면서 "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은 현실에서 민원을 줄여야 가입도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특히 이 자리에서 보험 민원 감축에 대해 약관을 악용해 막무가내로 보험금을 요구하는 악성 소비자인 일명 '블랙컨슈머(black consumer)'를 양산할 것이라는 업계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가 민원 감축에 따르는 부작용만 부각시키면서 민원 감축 추진을 흔든다는 비판이다.

최 원장은 취임 후 보험 민원 절반 감축을 주요 과제로 내걸었으며 금감원은 각 보험사에 5월 초까지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청한 상태다.


이에 대해 보험사는 실제 보험 판매가 설계사나 대리점 등 별도의 영업조직에서 이뤄지므로 통제하기 어렵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특히 보험의 계약조건이 복잡한데다 작정하고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데도 받아줘야 하느냐며 반박하고 있다. 민원의 숫자가 중요해지면서 보험사들은 질문까지 민원으로 간주해야 하는지 웃지 못할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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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최 원장은 "블랙컨슈머의 요구를 보험사가 전부 받아주라는 것이 아니라 민원이 수용 안 되면 왜 안 되는지 제대로 이야기해주라는 것"이라면서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또 "보험사의 민원 감축은 최고경영자(CEO)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보통의 정성과 관심을 기울여서 해결될 민원이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금감원 임원회의에서도 보험사들이 민원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민원은 늘어나기 마련이라며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질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기 내내 보험민원 감축을 목표로 하겠다는 게 최 원장의 생각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보험사별로 민원의 유형을 분류하고 이에 따라 설계사를 교육시키는 등 명확한 대응방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보험 민원에 대한 대응 가이드라인을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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