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는 58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1.8%에 이른다. 안타까운 점은 생존 확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평균 생존율은 창업 5년 후 29.6%로 10명 중 7명이 5년 내 문을 닫는다. 빚이 있는 저소득 자영업가구의 부채상환부담률(DSR)도 118%에 이른다. 해마다 갚아야 할 빚이 가처분 소득보다 많다는 뜻이다. 영세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단지 돈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자영업 성공을 위해서는 각종 사업 노하우와 정보를 제공받는 것이 필수다. 지난해 9월 33세 A씨는 미소금융으로부터 1,500만원의 창업자금을 대출받아 생애 처음으로 자신만의 미용실을 창업했다. 주변에 미용실이 여러 개 있지만 A씨의 가게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는다. A씨는 "미소금융에서 창업교육과 컨설팅까지 받았다"며 "미소금융 이용 후기를 블로그에 올렸을 정도"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이처럼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A씨가 자신만의 가게를 열고 안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미소금융(Microcredit)'이 있다. 미소금융은 서민 생활 안정을 위해 지난 2008년 설립된 서민금융기관이다. 휴면예금과 기부금으로 신용 7등급 이하, 차상위계층 이하의 영세 자영업자에게 무담보·무보증·저리 대출 및 교육과 컨설팅으로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지난 6년간 약 26만건, 1조3,700억원이 지원됐다. 지난해 상품·대출심사 개선 및 교육, 컨설팅 등 비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미소금융 리모델링'과 기존 복지사업의 내실화를 통해 서비스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미소금융은 단순한 대출 지원이 아닌 자활 성공을 최종 목표로 한다. 개인과 상황에 따라 수많은 요인이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기준은 운영능력이다. 따라서 기존의 자영업자는 정글 같은 자영업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예비 창업자는 창업 전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미소금융에서는 대상별 맞춤형 교육과 업종에 맞는 컨설팅, 재능나눔 봉사 등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소금융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서민금융총괄기구를 설립해 다양한 지원정책들을 통합하고 이용자가 최소의 시간과 비용으로 최적의 서민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기적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체계적인 상담 및 전문 교육과 서민금융상품·채무조정·신용회복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이용자가 자활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관계 금융기관으로 소임을 다할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맹자(孟子)'의 '이루편(離婁編)'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비롯된 말로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하라는 뜻이다. 우리 사회가 빠르게 성장해오는 과정에서 조금 뒤처진 분들도 있다. 속도를 조금 늦추더라도 넘어진 사람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주는 따뜻한 사회로 가는 것이 절실하다. 미소금융은 역지사지 정신으로 서민 자영업자가 자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미소금융을 통해 실현되는 자영업자들의 감동적인 성공 스토리로 우리 사회에 미소(微笑)가 넘쳐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