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골라~ 골라~ 풍성한 연말 콘서트 [리빙 앤 조이] 年 1,000개 콘서트 중 이달에만 250개"음반불황 타개책" 연말공연 증가추세 김면중기자 whynot@sed.co.kr 리빙앤조이 관련기사 자! 골라~ 골라~ 풍성한 연말 콘서트 콘서트 제대로 즐기려면 연말 가족파티, 키위 요리 어때요? 기미 예방하려면 스트레스·당분·화장 피해야 겨울등산 안전수칙 영화는 끝나도 음악은 '~ing' 강추! 음악영화 & OST >>리빙 앤 조이 기사 더보기 ‘음악을 들으면서 죽게 해준다면 더 이상의 기쁨이 없으리라.’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존 키츠(John Keats)는 인생을 마무리하는 순간, 음악을 듣고 싶다고 했다. 연말인 요즘, 많은 사람들이 키츠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한 해를 마무리한다면 더 이상의 기쁨이 없으리라’고. 연말이 다가오며 콘서트 시장이 분주해지고 있다. 12월에만 250개가 넘는 콘서트가 열린다. 지난해 열린 콘서트는 총 1,134개. 11월말 집계한 바에 따르면 올해 역시 1,000개가 넘는 콘서트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12월 한달 동안 한 해 콘서트의 20% 이상이 집중돼 있는 것이다. 콘서트 수익도 마찬가지다. 한해 콘서트 수익의 약 20%가 연말에 집중돼 있다. 인터파크ENT 기획팀의 김선경 홍보파트장은 “올 한해 콘서트의 총 시장규모는 724억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 가운데 80~90억 정도가 12월 한 달에 몰려있다”고 말했다. 공연기획사인 쇼크리에이티브의 추종균 대표도 “연말 공연 매출이 연중 열리는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의 매출 보다 3배 정도 많다. 연말 공연 시장의 규모가 매년 눈에 띄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콘서트를 즐기는 것이 이젠 확실한 연말 행사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티켓 가격은 지난해보다 20% 정도 인상됐고 전체 좌석 규모도 지난해보다 약 30% 늘었지만 연말 콘서트 티켓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콘서트 황제’ 이승환의 콘서트는 티켓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되기 일쑤며, 아이돌 그룹 ‘빅뱅’의 콘서트도 이미 매진됐다. 빅뱅, 세븐, 지누션, 원타임 등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된 뮤지션들이 꾸미는 ‘Y.G. 패밀리 2007 원(One) 콘서트’ 티켓도 예매 사이트가 열리자마자 순식간에 동났다. 10대, 20대 등 젊은 층만 연말 콘서트를 즐기는 건 아니다. 요즘엔 30~40대 이상 중.장년층을 위한 ‘디너쇼’도 다양하다. 연말 디너쇼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였던 심수봉, 패티김, 이미자, 주현미 등은 물론이고 올해에는 전영록, 최성수 등이 새롭게 디너쇼 시장에 노크를 한다. 특히 올해엔 인순이의 강세가 눈에 띈다. 최근 ‘거위의 꿈’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인순이의 공연은 12월초 현재 디너쇼 중 가장 높은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연말 콘서트에서 가장 강세인 장르는 역시 발라드다. 아무래도 콘서트는 연인들끼리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연말 발라드 공연에서는 이소라와 성시경이 함께 꾸미는 ‘센티멘탈시티’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함께 할 배우자나 이성친구가 없다면 친한 친구들과 함께 힙합이나 록 콘서트에 가보는 것도 좋다. 발라드만큼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에픽하이, 크라잉넛 등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연말 콘서트 메뉴에 준비돼 있다. 12월이 되면 누구든 크리스마스 이브와 한해의 마지막 날 밤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생각하게 된다. 여느 해처럼 또 인파로 넘치는 명동과 신촌 거리에서 술잔을 홀짝거릴 텐가. 그렇게 사람들에 치이는 게 싫다고 집안 구석에 콕 박혀 TV나 보는 것도 처량하긴 매 한가지다. 그런 당신에게 좋은 대안이 있다. 바로 콘서트다. 한해 콘서트의 20% 이상이 12월 한 달에 몰려있고 그 중 대부분이 성탄 연휴와 12월 마지막 주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나 옥션 등 공연 예매 사이트에 소개되지 않은 소규모 공연까지 합하면 더욱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홍대 앞 라이브 클럽에는 젊은 세대를 위한 인디밴드 공연이, 미사리 카페촌에는 중.장년 층을 위한 통기타 세대 공연이 널려있다. 자, 연말에 콘서트 하나 제대로 즐기기로 마음 먹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이 있다. 바로 어떤 콘서트에 갈지를 정하는 일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을 선택하는 게 관건이다. 콘서트가 열리는 장소와 시기, 어떤 공연기획사가 얼마나 좋은 음향, 조명, 영상으로 공연을 준비했는가도 중요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선택 기준은 역시 ‘누구의 공연이냐’다. 이와 관련, 공연기획사 쇼크리에이티브의 추종균 대표는 “아티스트의 이름값이 공연 성패의 80% 이상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콘서트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3이(三李)’가 있다. 이승환, 이승철, 이문세. 이 세 명의 이씨 가수는 공연계에서 알아주는 흥행 카드다. 이승환의 위력은 ‘티켓 파워’에 있다. 그의 공연은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비결은 바로 이승환의 열정에 있다. 발라드 가수로 알려진 그의 공연은 의외로(?) 뜨겁다. 인터파크 이엔티(ENT) 공연사업본부 컨설팅팀 여인혁 대리는 “이승환의 공연은 사람들을 들뜨게 한다. 그의 공연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은 바로 마니아가 된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인기 비결이다”고 말했다. 4년 전 이승환 공연을 접한 후 매년 그의 공연을 보고 있다는 김호균(34) 씨는 “오로지 자기 노래로만 4~5시간의 공연을 꾸밀 수 있는 사람은 우리나라에서 그가 유일하다”며 “이승환 공연을 보다가 다른 가수들의 2시간 짜리 공연을 보고 나면 보다 만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며 웃었다. ‘발라드의 황제’ 이승철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콘서트형 가수다. 이승환이 골수 마니아 팬을 확보하고 있다면 이승철은 두터운 팬 층을 가지고 있다. 여인혁 대리는 “이승환의 콘서트는 가는 사람만 가지만, 이승철 콘서트는 매년 관객들이 변하는 편”이라고 분석하며 “지난해 연말 공연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 매수를 기록한 주인공도 이승철”이라고 말했다. 이승철의 공연은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승환 콘서트가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라면 이승철의 공연은 가벼운 마음으로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평이다. ‘발라드계의 맏형’ 이문세의 저력도 정평이 나 있다. 그는 공연계에서 최초로 브랜드를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 98년 시작된 ‘이문세 독창회’는 10년째인 올해까지도 같은 이름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이번 연말 소극장 공연인 ‘이문세 동창회’도 올해 봄부터 시작한 소극장 콘서트 브랜드다. 이렇게 브랜드로 자리잡는 데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 가수와 관객과의 신뢰가 쌓였기 때문이다. 신뢰를 쌓는 데에는 이문세의 고집도 한몫 했다. 그는 소극장 공연만을 고집한다. 대형 공연장에서 단박에 수익을 낼 수 있는 데도 말이다. 올해 연말 공연도 오는 13일부터 16일, 그리고 21일부터 24일까지 총 8일 동안 연다. 작고 아담한 극장에서라야 관객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다는 그의 신념 때문이다. 16개 도시에서 총 70여 회 공연이 완전 매진된 기록도 그의 이런 고집 덕이다. 김장훈의 콘서트도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공연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유학까지 다녀온 김장훈이 직접 공연 전반의 컨셉트를 정하고 연출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김장훈은 관객들에게 듣기만 하는 공연이 아닌 풍부한 볼거리를 보여주는 데 적극적이다. 와이어를 타고 공중을 나는 ‘슈퍼맨 쇼’ 도 불사한다. 그의 올해 연말 공연 제목인 ‘원맨쇼’도 보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쇼(show)’의 색깔을 강조하고 있다. ‘영원한 오빠’ 조용필의 콘서트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다. 그는 일부러 일체의 방송 출연을 자제하고 있다. 가수는 라이브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배우자나 연인과 함께 연말 추억을 만들고자 한다면 발라드 콘서트가 제격이다. 올 연말 콘서트 중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콘서트는 이소라와 성시경이 함께 꾸미는 ‘센티멘탈 시티’다. 이 콘서트는 철저하게 음악으로만 승부를 건다는 점이 특징이다. 일체의 멘트 없이 음악으로만 전개될 예정이다. 연말 콘서트가 전부 연인들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연말이 두려운 솔로도 즐길 수 있는 ‘신나는 공연’도 많다. 올해엔 이 부분에 있어 1인자였던 싸이가 빠졌지만, 데뷔 15년차인 ‘디제이 디오씨’(DJ. DOC), 6년 만에 컴백한 박진영 등이 싸이의 빈 자리를 메울 것으로 보인다. 힙합 마니아라면 에픽하이, 록 마니아라면 크라잉넛의 콘서트를 주목해 볼 만 하다. 중.장년 층을 위한 디너쇼가 많이 늘어난 점도 올 연말 콘서트 시장의 특징이다. 남진, 이미자 등 전통의 강자들을 비롯해 약 20여명의 트로트 가수가 디너쇼를 갖는다. 이런 현상에 대해 인터파크ENT의 여인혁 대리는 “올해엔 ‘디너쇼의 최강자’인 나훈아가 빠졌다. 이런 상황을 틈 타 예년보다 많은 가수가 연말 디너쇼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면서도 “최근 중.장년 층 관객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디너쇼 중 눈에 띄는 공연은 ‘전영록&이홍렬 디너쇼’다. 기존 디너쇼가 천편일률적으로 저녁 식사를 하며 공연을 보는 형식이었는데 반해 이 콘서트는 개그맨 이홍렬을 앞세워 개그라는 새로운 장르를 혼합했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계속 먹으면 물린다. 매년 까다로워지는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려면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자 하는 노력은 필수”라고 귀띔했다. 넘치는 디너쇼와 달리 10대를 위한 아이돌 그룹의 콘서트는 적은 편이다. ‘빅뱅’이나 ‘FT아일랜드’ 정도만 눈에 띌 뿐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는 “우리나라 아이돌 그룹은 대부분 방송용이다. 라이브 무대에 설 수 있는 공연용 그룹은 손에 꼽는다”고 말했다. 반면 추종균 쇼크리에이티브 사장은 “동방신기나 슈퍼쥬니어처럼 특급 아이돌 스타들의 경우 연중 언제 공연을 하더라도 충분히 흥행이 가능하다. 이들이 굳이 제작비가 30% 이상 상승하는 연말에 공연을 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아이돌 그룹의 연말 콘서트 기근 현상 이유를 설명했다. 연말 공연에서 아이돌 그룹보다 더욱 보기 힘든 존재들이 있다. 바로 여자 가수들이다. 임정희, 박정현 등 일부 여자 가수들이 눈에 띄긴 하지만 남자 가수들에 비하면 그 수가 현저히 적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단독 공연을 하는 여자 가수는 이수영이 유일하다. 이렇게 연말 콘서트 시장에서 여자 가수 기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여전히 국내 공연 관객의 70% 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이 티켓을 구매하더라도 최종적인 의사 결정은 여자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상황 때문인지 여자 가수들 중에는 연말 콘서트 대신 뮤지컬에 도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연말 공연이 특정 장르 위주로만 꾸며져 있는 것도 문제다. 올 연말 콘서트 시장은 발라드, 댄스, 그리고 트로트 디너쇼로 꽉 채워져 있다. ‘나윤선의 어나더 크리스마스(Another Christmas)’ 말고는 재즈나 블루스 장르의 공연을 찾아보기 힘들다. 록이나 힙합의 경우도 예년에 비해 그 수가 적고 규모도 작다. 여러 문제점이 없지 않지만 공연의 전반적인 질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음반 시장이 거의 죽은 상황에서 뮤지션들도 공연에 사활을 거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추종균 쇼크리에이티브 사장은 “콘서트 시장의 활성화야말로 음반 시장 불황의 유일한 타개책”이라며 “최근엔 뮤지션들도 콘서트가 자신들의 생명력을 늘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연말 공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7/12/05 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