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 中 日 바둑 영웅전] 더 큰 사고를 칠 것이다

■ 비금도의 소년


이세돌은 줄기차게 상변 흑대마의 사활을 추궁했다. 그는 백94가 흑대마의 안형을 위협하는 최강수라고 믿었다. 그러나 이 수는 이 판의 명줄을 재촉하는 패착이 되고 만다. 복기때 내려진 결론은 백94로 참고도1의 백1에 막는 것이 최선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이면 흑8까지가 필연인데 어차피 백이 진다고 본 이세돌이 자폭을 선택한 것 같다고 서봉수가 말했다. “착각이었어.”(이세돌) 실전보의 흑95,97은 피니시 블로. 상변의 백이 넘어가려면 패로 버티어야 하는데 팻감도 모자라므로 이세돌은 흑103을 보자 미련 없이 돌을 던졌다. 흑103으로 참고도2의 흑1에 찌르면 안 된다. 백2 이하 8로 한순간에 바둑이 뒤집히게 되는 것이다. 홍성지가 결국 새로운 타이틀홀더로 우뚝 섰다. 그것도 세계 최강 이세돌을 꺾고서. 우승상금 2천5백만원을 받아 든 그는 시종 벙글벙글 웃었다. 고우영의 만화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를 꼭 닮아 있었다. 그의 스승은 분당의 김원7단. 김원의 친동생이 요즈음 인기 절정인 바둑TV의 김지명 캐스터인데 김지명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이것으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머잖아 성지가 더 크게 사고를 칠 겁니다.”(김지명) 그 날이 기다려진다. 203수끝 흑불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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