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현지법인서 이중으로 받아다국적 기업은 임직원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준다. 개개인의 능력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서는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일하는 분위기가 절대적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조직의 근간인 명령이나 지휘는 매우 중요하게 취급된다.
다국적 기업의 명령 또는 지휘체계는 2중적이다.
전체적인 틀은 글로벌 본사의 지휘아래 운영되고 있지만 진출국의 현지사정이 그만한 비중으로 중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국적 기업인 한국IBM의 경우 인사담당 임원은 한국IBM 최고경영자의 지시에 맞춰 움직일 수 밖에 없다.
동시에 아시아 헤드쿼터인 일본IBM의 인사담당 임원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물론 우선순위가 있을 수 밖에 없지만 기본적으로 양 측의 견해가 충돌하지 않는 한 모두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이 같은 방식을 '매트릭스 시스템'이라고 부르고 있다.
한마디로 상하관계에 있는 현지법인 상사의 지시와 수평관계에 있는 글로벌 본사의 책임자 지시가 양 방향에서 들어오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
다국적 기업체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2중의 지휘체계로 인해 처음에는 어리둥절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양측이 원하는 업무 성격이 틀려 밖에서 보는 것만큼 헷갈리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두 개의 지시가 세밀하게 구분돼 있지 않다보니 어느 한쪽을 거부할 수 밖에 없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예를 들어 바스프의 글로벌 본부 홍보담당이 현지 홍보담당에게 특정한 업무를 요구했는데 이 것이 바스프코리아 CEO의 지시와 어긋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의 해법은 통상 '담당자가 판단하는 우선순위'에 따라 선택된다고 다국적기업 관계자들은 귀띰하고 있다.
즉 내키지 않는 지시에 대해서는 이쪽 또는 저쪽 지휘책임자를 내세워 기술적으로 거부한다는 말이다.
김형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