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명의, 의사 면허를 빌려 민간보험 가입희망자 70만여명을 대상으로 방문검진(파라메딕)을 한 업체와 간호사, 명의ㆍ면허를 빌려주고 이득을 챙긴 서울시내 유명 대학병원 원장 등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16일 C파라메딕 대표 이모(48)씨 등 4개 방문검진업체 운영자 4명과 이들의 지시를 받고 의사만이 할 수 있는 건강검진행위까지 해온 김모(38)씨 등 간호사 400여명을 의료법 위반(무면허 의료행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병원 명의를 빌려준 K대학병원장 이모(65)씨와 C병원장 김모(50)씨, 파라메딕업체에 의사면허증을 빌려준 최모(82)씨 등 4명도 의료법 위반 혐의(무면허 의료행위 방조) 등으로 불구속 입건했다.
입건된 방문검진업체는 K대학병원과 계약을 맺은 K파라메딕, 의사 면허를 빌려 병원을 만들고 방문검진을 해온 HㆍJ파라메딕, 강남 대형 병원재단 소속인 C파라메딕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보험사 출신인 이씨 등 파라메딕업체 대표들은 각각 국내 유명 병원과 계약을 맺고 보험 가입희망자를 대상으로 의사의 지시 없이 간호사 단독으로 건강검진을 진행하게 하는 등 2005년 1월부터 2008년 9월24일까지 모두 70만여명에게 무면허 건강검진을 해왔다. 또 인터넷을 통해 파라메딕업체로부터 검진 지시를 받은 간호사들은 의사의 지시ㆍ지도 없이 건강검진 대상자를 방문하고 채혈ㆍ심전도검사 등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K병원ㆍC병원과 병원장 등은 병원 명의, 의사면허를 빌려주고 간호사가 작성한 소견서에 의사 도장을 찍어주며 수수료 명목으로 방문검진업체가 보험사로부터 받은 검진비(1건당 3만5,000~4만원)의 20% 안팎인 월 2억~5억여원을 챙기는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다른 방문검진업체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검진을 위탁한 보험사들도 비용을 줄이려 업체와 짜고 불법의료행위를 묵인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