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銀 매각 환율에 '발목'

HSBC와 결렬 이후 환율 12.3%나 하락 '부담'<br>론스타, 외국계 금융사와 릴레이 협상 소득 없어


외환은행 매각작업이 원화 강세라는 복병을 만나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의 매각 불참 선언으로 외국계 금융사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 입장에서는 최근의 환율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6일 금융계에 따르면 론스타는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스탠다드차타드(SC), 맥쿼리 등 외국계 금융사들과 잇따라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서로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론스타와 외국계 금융사 간 입장차이의 원인은 환율에 따른 주당 가격 차이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가도 지난 2008년 HSBC와의 협상 결렬 때보다도 오른 상황에서 환율이 강세를 보이자 매각 협상에 나섰던 외국계 금융사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기준 환율은 1,116원50전으로 2008년 9월 HSBC와의 협상 결렬 시기보다 12.3%(90원50전) 하락했다. 원화가 강세이다 보니 지분 매입을 위해 달러를 원화로 바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인수자 입장에서는 원화 강세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 2008년 당시 HSBC가 외환은행의 지분 51%를 약 6조원(49억달러)에 매입하려고 했는데 4일 원·달러 환율을 기준으로 하면 54억달러로 증가하게 된다. 5억달러를 더 부담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더욱이 론스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주당 매각가를 협상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인수자들이 부담해야 할 금액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외환은행 매각에 정통한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론스타가 해외 금융회사들 릴레이 매각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큰 소득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원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조달코스트가 늘어나자 투자가들이 (외환은행 인수에)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외 투자가들은 외환은행 인수에 적합한 원·달러 환율을 최소 1,200원대로 보고 있다"며 "하지만 올 하반기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까지 제기되고 있어 외환은행 매각협상이 더욱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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