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사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반부터 에버랜드와 옛 삼성그룹 비서실 직원들에 대한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실무진을 조사할 준비가 되면 곧바로 소환절차에 착수한다는 것이 수사팀의 방침이다. 소환 조사는 이르면 이번 주 중반 이후부터 시작될 수 있다.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검찰이 우선적으로 소환을 검토하고 있는 대상은 1996년 CB발행 과정에 관여한에버랜드 실무자들과 당시 삼성그룹 비서실 관계자들이다.
검찰은 최근 착수한 이건희 회장의 장남 재용(삼성전자 상무)씨 4남매에 대한계좌추적과 법원의 판결문 분석 작업 등을 토대로 소환 대상자의 조사 순서 등을 정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검찰은 1996년 당시 삼성 비서실 이사였던 김모씨가 CB발행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을 잡고 적절한 소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에버랜드측은 그간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 등의 재판과정 등에서 "CB발행을성사시키기 위해 (기존 주주들의) 실권분을 인수할 제3자를 물색하다가 삼성 비서실김 이사로부터 이재용씨 등이 인수할 의사가 있다는 연락을 받고 이사회 결의를 거쳐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이재용씨 등에게 실권 CB를 배정하게 됐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검찰은 삼성 비서실이 처음부터 에버랜드와 짜고 주주들의 CB 실권을 유도한 뒤 이를 이재용씨 남매에게 배정하도록 계획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번에 착수되는 본격적인 소환 조사를 통해 이 같은 공모관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검찰은 지난 주초 법원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이재용씨 4남매에 대한 계좌추적에 착수, 이들 남매가 에버랜드로부터 CB를 배정받아 주식 125만4천여주(에버랜드의 주식 64%)로 전환한 1996년 12월 전후 시기의 돈 흐름을 쫓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