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외경제 불확실성 증폭으로 국내 증시가 부진에 빠지면서 레버리지 펀드 시장에도 변화 조짐이 일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주가지수가 힘을 쓰지 못하자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보다는 국내 우량주에만 투자하는 종목형 레버리지 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8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코스피200지수 등락률의 1.5~2배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펀드의 연초 후 평균 수익률은 3.91%이지만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4.79%를 기록했다. 최근 3개월간 코스피200지수가 -9.2%의 수익률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레버리지펀드가 지수보다 1.5배의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코스피지수가 조정을 받으면서 일부 펀드를 제외하고 대다수 레버리지 펀드로는 자금 유입이 뚝 끊겼다. 제로인에 따르면 전체 레버리지 펀드(17개)에서 최근 3개월동안 자금이 순유입된 펀드는 5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국내 우량종목에만 투자해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레버리지 펀드가 주목을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리자산운용은 최근 '유리3대그룹대표1.5배레버리증권펀드(주식-파생형)'판매처를 미래에셋증권ㆍSK증권 2곳에서 하나대투증권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최근 들어 코스피 200지수 추종 레버리지 펀드 매력이 반감되자 종목형 상품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설정된 이 펀드는 국내 3대 그룹주에 투자해 1.5배 레버리지 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그룹과 범현대, 범LG 계열사 가운데 업종별로 지배적인 위치를 확보하고 있는 우량 종목만 골라 시장수익률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이 펀드의 연초 후 수익률은 8.50%로 코스피 200 추종 레버리지 펀드의 평균 수익률(3.91%)의 2배를 넘어섰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8.45%로 일반 레버리지펀드보다 좋은 방어력을 보였다.
이혜정 유리자산운용 상품마케팅 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종목에만 투자하기 때문에 코스피200지수보다는 레버리지 수익을 일으키기 쉽다"며 "하락장에서 방어효과가 상대적으로 강하고 상승장에서 주도주의 역할을 하는 종목에만 투자하는 만큼 그룹주펀드와 레버리지 펀드의 장점이 잘 결합된 상품"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종목형 레버리지 펀드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이 상품은 변동성이 작고 하방경직성이 강한 우량주의 선물에 투자해 레버리지 효과를 내는 전략을 취하는 만큼 수익률면에서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상장기업 종목에 투자해 레버리지 수익을 내는 펀드들도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국내에는 '현대차이나대표기업레버리지 1(주식-재간접파생)'이 설정돼 있다. 이 펀드는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종목(A주) 중 우량기업으로 구성된 'FTSE 50 차이나 인덱스'에 속한 주식에 투자해 레버리지 수익을 추구한다. 김보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당국이 2차례나 기준금리를 낮추고 A주에 투자할 수 있는 적격외국인투자기준 허용 한도를 낮췄다"며 "A주 중 우량종목이 대거 포진된 FTSE 50 종목에 투자하는 만큼 하반기에는 레버리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레버리지 펀드란=레버리지 펀드는 차입이나 파생상품을 활용해 일반 펀드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통상 특정 지수나 종목의 수익률보다 1.5배~2배를 추구하는 상품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