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여러 해에 걸친 외상공사의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는 경기침체시 ‘선시공(외상공사)’을 촉진하기 위해 다음 연도 사업물량의 대금을 미리 지급하는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29일 기획예산처에 따르면 여러 해에 걸친 사업의 경비를 미리 일괄해 국회 의결을 거친 사업(계속비 사업)은 선시공이 가능하지만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할 수 없도록 돼 있어 경기침체시 적극적인 재정역할을 위해 이 같은 보완책을 ‘국가재정법’에 포함할 예정이다.
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공사대금을 미리 지급해줄 경우 장기사업으로 예정된 도로ㆍ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들의 선시공이 활발하게 이뤄져 경기침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이에 필요한 공사대금은 국채 또는 차입금 한도액을 실제 세입예산 규모보다 초과 책정해 국회에 의결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제상황이 안 좋을 경우 다음해 공사물량들을 미리 당겨서 집행하고 필요한 재원은 국채나 차입한도를 여유 있게 설정해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강봉균 열린우리당 의원은 “현행 예산이 단년주의 원칙이다 보니 계속비 사업에 해당하는 공사들이 당해연도 예산안에서만 가능하다”며 “경기침체가 심할 경우에는 계속비 사업을 총액범위 내에서 다음해 이후 물량을 선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5년 동안 지속되는 500억원 규모의 도로사업의 경우 매년 100억원씩만 예산에서 지급해왔지만 법안이 통과되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될 경우 다음해 공사를 먼저 착수하고 예산도 미리 당겨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부의 건설공사 계속비 사업규모는 연간 2조원에 달한다.
정부는 이와 관련해 열린우리당과 최근 당정협의를 갖고 경기둔화 등으로 세금이 잘 걷히지 않을 경우 국회가 동의한 국채 차입금의 한도액을 초과해 국내총생산(GDP)의 1.5%까지 적자국채를 발행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을 오는 10월12일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