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對중국투자 본격화등 기업가치 높이기 총력

■ 연합철강 18년만에 증자동국제강 지분율 급증… 사실상 주인 위치굳혀 이번 증자안이 통과됨으로써 연합철강은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비상구를 활짝 열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미뤄왔던 대중국 투자를 본격화하는 등 공격적인 운영에 나설 방침이다. 표면처리강판 전문업체인 연합철강은 지난해 매출 6,427억원, 영업이익 209억원, 당기순익 259억원을 올린 반면 부채비율은 80.9%에 불과해 철강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을 통틀어도 손꼽히는 우량기업이다. 연합철강은 "그동안 꾸준히 모아둔 영업이익이 쌓여 잉여 자본금이 5,600억원대에 이른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증자안을 확정, 기업가치 올리기에 총력을 다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연합철강과 함께 상하이에 공장을 마련한 동국제강은 약 3,000만달러를 투자해 표면처리강판 설비를 신설하는 등 중국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 18년이나 걸린 증자 연합철강은 지난 62년 권철현 중후산업 회장이 설립했으나 정치적 이유로 77년 국제그룹으로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후 국제그룹이 공중분해되던 85년에 동국제강이 지분 50%를 인수, 1대주주로 올라섰다. 문제는 이후 권 회장이 소유권을 주장하면서 매번 증자에 반대, 자본금이 95억원에서 묶이는 바람에 운영자금 차입은 물론 대규모 설비투자가 불가능해지면서부터다. 양대 주주간의 치열한 갈등으로 인해 연합철강은 지난 18년간 증자실패는 기본이고 소액주주 분산요건과 거래량 기준에 미달되면서 매년 상장폐지 단골 종목에 올라가는 진기록을 세웠다. ▶ 절묘한 의결권 규정으로 증자 성공 연합철강측은 이번 증자안 통과를 위해 상법상 주총 의결권 규정을 철저히 연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5일 주총에서 권 회장측이 내세운 주식은 70만6,690주이지만 이중 13만9,000주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장외에서 거래됐다는 점 때문에 증권거래법 200조 위반 여부로 의결권이 인정되지 못했다. 나머지 57만주 가운데 중후산업 측근에게 위임한 38만9,884주는 차명으로 밝혀져 위임상 결격사유로 지적됐고 권 회장의 부인인 김순자씨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 17만주도 실질적인 소유주주가 아니어서 의결권이 박탈됐다. 이에 따라 총주식 190만주 가운데 동국제강측이 제시한 117만6,973주가 출석주식수로 인정됐고 이중 99.7%인 117만3,298주의 찬성으로 증자 등 정관 개정안이 통과됐다. ▶ 동국제강, 실질적인 연합철강 주인으로 올라설 듯 연합철강 대주주인 동국제강은 증자를 통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발휘, 연합철강과 함께 대중국 투자를 늘리는 등 기업가치 올리기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증자안대로 주식수가 190만주에서 1,000만주로 늘어나고 자본금이 95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늘어날 경우 현재 58%에 달하는 동국제강의 지분율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철강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권 회장측은 한보철강 인수에도 나서고 있어 연합철강 증자에 따른 자본금 납입에 대한 여력이 많지 않다"면서 "동국제강의 지분율이 현재보다 급증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권 회장이 이끌고 있는 중후산업은 매출은 30억원대 정도이나 부동산 등 자산이 수천억원에 달해 한보철강 인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보철강 인수에 4억달러라는 거금을 투입해야 하는 권 회장이 연합철강 증자까지 챙기기에는 아무래도 힘이 부친다는 것이 업계의 전반적인 견해다. 한편 권 회장측은 주총 무효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 소액주주 분산이나 거래량을 맞추기 위해 주식거래 변동에 나선 것을 이유로 실질적인 소유 주주가 아닌 차명계좌로 보고 실질적인 소유주가 권리행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걸어 의결권이 무시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최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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