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인치 이상의 큰 화면을 써 데스크톱 컴퓨터를상당수 대체할 것으로 예측되던 대형 노트북 PC가 실제로는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www.danawa.com)의 최근 노트북 PC 온라인 판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 4∼6월에 많이 팔린 인기 모델 상위 25개 중 17인치 제품은 1개(21위)에 불과했다. 판매 대수로 볼 때는 25개 모델 중 1%를 겨우 넘는 비중이다.
이 인기 제품들 중 대세는 18개 모델이 해당되는 중형급 15인치. 다른 3개는 '서브(미니)' 노트북 PC 사이즈인 12인치, 나머지 3개는 14인치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PC 전문가들은 대형 노트북의 가격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17인치급 대형 노트북 PC가 통상 130만원을 넘어, 현재 19인치 LCD 모니터까지 합쳐 100만원대 이하로 가격이 떨어진 데스크톱 제품에 비해 별 다른 매력이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무실이나 집안에 놓고 쓸려면 업그레이드가 쉽고 유지 보수 비용이 덜 들어가는 데스크톱이 더 경제적인 것이 현실"이라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싸고 노트북 치고는 부피가 큰 17인치 제품이 데스크톱 소비자를 끌어오기가 쉽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노트북 PC 사용자들에게 '탁 트인' 화면으로 어필하겠다는 전략도 실제 시장에서는 그리 반응이 좋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한 노트북 PC 업체의 마케팅 담당자는 "시원한 느낌의 큰 화면을 찾는 소비자도15.4인치 와이드 화면이면 대다수 만족하는 추세라 그보다 더 덩치가 큰 노트북 PC는 입지가 좁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형 노트북 PC의 판매가 조만간 되살아나 데스크톱 수요를 대체하기 시작할 것이란 긍정론도 적지않다.
한 국내 PC 업체 관계자는 "17인치 LCD 기판이 데스크톱 모니터용으로도 많이 생산되면서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가격이 좀 더 저렴해지면서 데스크톱에 비해 쓰기 쉽고 설치가 간편하다는 대형 노트북 PC의 장점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자정보센터(www.eic.re.kr)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데스크톱 PC 판매 대수는 85만7천여 대로 32만6천여 대가 팔린 노트북을 갑절 이상으로 제쳤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노트북 판매량이 212만6천여 대로 데스크톱(164만2천여 대)을 훨씬 웃돌아 대조를 이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