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열린우리당의 참패로 5.31 지방선거가 막을 내린 데 대해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유보하는 등 선거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정태호(鄭泰浩) 청와대 대변인은 31일 선거결과에 대한 논평 요구에 "당장 입장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측은 '최악의 성적표'를 접하게 된데 대해 곤혹스러움을 감추지는 못했다.
'열린우리당 참패'라는 선거결과가 앞으로 가져올 정치적 후폭풍과 함께 여권의 힘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정치 지형 속에서 국정을 힘겹게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청와대 관계자들은 "선거 전부터 여당이 패배할 것이라는 예측은 많이 하지 않았느냐"며 애써 자위하면서도 "일단 원인 분석을 해봐야 할 것"이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또 다른 관계자들은 "선거 결과 나타난 민의를 존중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는 원론적 언급만 남긴채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렇다고 청와대가 마냥 침묵을 지키고만 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심'을 반영한 전국 선거인 데다, 여권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일정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태호 대변인도 "최종 선거결과를 보고 내일쯤 입장을 밝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의 입장 표명이 선거결과에 대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언급을 의미하는 것인지, 선거결과를 분석한데 따른 청와대의 공식 입장인지는 아직까지 정해지지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지방선거에서 한발짝 비켜있는 스탠스를 유지해온 노 대통령과 청와대가 '열린우리당 참패'로 끝난 선거결과에 대해 어떤 내용을 담아 입장을 표명할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오전 일찍 투표를 마친 노 대통령은 관저에 머물며 TV를 통해 수시로 개표 상황을 접했으며, 참모들이나 우리당측으로부터 별도의 보고를 받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이날 선거 결과와 관련한 언급은 일절하지 않았다는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